[현장 카메라]자정에 오토바이 굉음…“잠 좀 자자”

  • 2년 전


[앵커]
한적한 도로변이 아닙니다.

굉음을 내는 오토바이들이 늦은 밤까지 주택가에 모여드는 건데요.

일명 라이더 카페들이 학교며 아파트 근처에 가리지 않고 생겼기 때문이죠.

불법은 아니라지만 근처 주민들은 매일이 고통입니다.

김용성 기자가 현장카메라로 확인해봤습니다.

[기자]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주로 찾는 라이더 카페가 전국 곳곳에 생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운전자들이 내는 소음이나 오토바이로 인한 안전 문제 등으로 주민들과 갈등을 빚기도 하는데요.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밤 10시가 넘은 시각, 오토바이 5대가 굉음을 내며 도로를 내달립니다.

오토바이가 내는 소음은 자정을 넘어서까지 이어집니다.

도로 옆 아파트에서 소음을 측정해봤습니다.

오토바이가 큰소리를 내며 지나갈 때 창문 앞에서 소음측정을 하면 80db을 넘나드는 수치가 나옵니다.

지하철 차내 소음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주택가 한가운데 라이더 카페가 생기면서 이런 상황은 더 심해졌다고 주민들은 말합니다.

[인근 주민]
"횟수나 정도, 크기 이런 것들이 더 심해졌고요, 잠들려고 할 때 소음이 커서 깬 적은 여러 번 있어요."

아이들 안전도 걱정입니다.

불과 20미터 근처엔 초등학교가 있기 때문입니다.

일부 학부모들은 라이더 카페 앞에서 통학로 안전을 보장하라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김은제 / 초등학교 학부모]
"인도로 주행하는 오토바이 때문에 넘어지는 아이들이 있어요, 하교하는 길이 지금 전반적으로 이렇게 안전하지 않다고 느껴지고"

오토바이 라이더들은 일부의 일탈 탓에 자신들도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합니다.

[오토바이 라이더]
"과하게 (소음 내거나 묘기운전)하는 건 사실 같은 운전자로서 조금 눈살이 찌푸려지긴 하거든요. "

카페 측은 취재진에 "콘셉트가 바이크와 자전거 용품으로 돼있는 누구나 이용 가능한 일반 카페"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주택가 인근에 자리 잡은 또 다른 라이더 카페.

오토바이들이 끊임없이 오가고, 이용자들이 야외 테이블에 앉아 담소를 나눕니다.

시도때도 없이 들리는 오토바이 소음에 주민들은 낮에만 카페를 이용하면 안 되느냐며 하소연합니다.

[인근 주민]
"취미 생활로 하는 건 다 좋은데 밤늦게까지는 좀 안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카페 측도 조용조용 다니라고 매번 요청하지만, 손님에게 강요할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라이더 카페 사장]
"피해를 최대한 안 주기 위해서 시동 보통 끄고 들어오시거나 최대한 인도 안 타는 범위로 해서 나가시게 하고…."

라이더 카페는 일반 음식점으로 분류되고, 현행법상 청소년 유해업종도 아니어서 신고만 하면 별 제한 없이 영업이 가능합니다.

주민들의 민원에 국회엔 학교 주변 200m 반경에 라이더 카페 영업을 제한하는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영업의 자유를 앞세우는 카페 측과, 편안한 밤 시간을 요구하는 주민들 간 이해관계가 첨예한 상황에서 양측 갈등을 조율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현장카메라 김용성입니다.

영상취재: 추진엽, 강승희
영상편집: 김지균


김용성 기자 dragon@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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