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보다]양 줄이는 가격 인상 ‘꼼수’…정부, 칼 빼들어

  • 6개월 전


[앵커]
경제를 보다, 시작합니다.

경제산업부 곽민경 기자 나왔습니다.

Q1. 요즘 자고 일어나면 물가가 오릅니다. 그런데 식품업체들이 가격을 대놓고 올리기가 눈치 보이니 '꼼수 인상'을 하고 있다고요?

네. 최근 식품업체들이 소비자 가격은 그대로 두고 양을 줄이는 식으로 우회적으로 가격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이라고 하는데요.

풀무원은 한 봉지에 들어가는 핫도그 개수를 5개에서 4개로 줄였습니다. 

동원F&B는 양반김 중량을 5g에서 4.5g으로 줄였습니다.

비슷한 맥락으로 제품의 질을 낮추는 '스킴플레이션'이라는 단어도 등장했습니다.

롯데칠성음료는 델몬트 오렌지 주스의 가격을 동결하면서 과즙 함량을 낮췄습니다.

Q2. 그럼 소비자들 모르게 몰래 가격을 올리는 것 아닌가요?

그래서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는데요.

오늘 정부는 11월 말까지 한국소비자원을 중심으로 주요 생필품에 대해 실태조사를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신고센터를 신설해 관련 사례에 대한 소비자 제보도 받겠다며 칼을 빼들었습니다.

이와 함께 공정거래위원회는 소비자원 '참가격' 홈페이지에 단위당 가격 변화를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그럼 소비자들이 어떤 기업이 몰래 가격을 올렸는지 알 수 있게 됩니다. 

Q3. 그런데 요즘 식품업계들 실적이 다들 좋잖아요. 이거 가격을 올려서 그런 것 아닌가요?

특히 라면업계의 실적이 좋았습니다.

농심은 3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103.9%나 증가했습니다. 

삼양식품은 영업이익이 124.7%, 오뚜기는 87.6% 늘었습니다.

업체들은 해외에서 한국 라면이 잘 팔려서라고 설명하는데요.

가격 인상 효과도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Q4. 그런데 요즘 국제 곡물 가격이 내렸다면서요?

네. 이번 달 밀 국제가격은 1년 전보다 29.2% 내렸고요. 

지난달 제분용 밀 수입가격은 28.6% 하락했습니다.

이에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밀, 콩, 옥수수 등 국제 곡물가격이 내렸다며 업체들에 국민 부담 완화에 동참해달라고 말했습니다.

Q5. 그럼 실제로 식품들 가격이 내려갈까요?

사실 어려워 보입니다.

지난 6월 추 부총리가 "기업이 밀 가격 내린 부분에 맞춰 라면값을 내렸으면 좋겠다"고 하자 일부 업체들이 가격을 내렸는데요.

업체들에 물었더니 가격을 내렸던 농심과 삼양식품, SPC는 가격 인하 계획이 없다고 하고요.

빙그레, 롯데웰푸드 등 다른 식품업체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인건비나 포장·물류비용 등이 종합적으로 올랐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기업들이 원자재 가격이 올라갈 때에는 빠르게 가격을 올려놓고선 원자재 가격이 내려갈 때에는 반영이 더디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곽민경 기자 minkyung@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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