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노동자를 모셔라' 경쟁…처우·관련법은 '글쎄'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 6개월 전
'외국인 노동자를 모셔라' 경쟁…처우·관련법은 '글쎄'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오프닝: 이광빈 기자]

안녕하십니까. 이광빈입니다.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을 진단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모색하는 뉴스프리즘 시작합니다. 이번주 뉴스프리즘이 풀어갈 이슈, 함께 보시겠습니다.

[영상구성]

[이광빈 기자]

저출산·고령화 현상에 노동 가능 인구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습니다. 특히 중소기업이나 지방을 중심으로 일손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는데요. 특히 농촌에서는 일손을 못구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인력은 부족한데 원하는 일자리만 찾는 인구가 상당하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빈자리를 채우기도 하는데, 이마저도 지속성이 떨어집니다. 아직 인력부족, 인구감소 현상에 대처할 만한 외국인 인력 유치와 이민 정책이 아쉬운 현실입니다. 먼저 박지운 기자가 문제점을 짚어봤습니다.

[그 많던 일손 어디로…원하는 일자리가 없다고? / 박지운 기자]

[기자]

통계청은 경제활동의 중심이 되는 생산연령인구가 2020년부터 10년간 350만 명 넘게 줄어들 거라 내다봤습니다.

생산연령인구가 빠르게 줄어들면서 곳곳에서 인력부족 문제가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비어있거나 한 달 안에 채용 가능한 일자리를 뜻하는 '빈일자리'는 지난 8월 기준 총 220,692개, 1년 이상 고용계약을 맺는 상용직 빈일자리로 한정해도 20만 개가 넘었습니다.

분야별로는 제조업 빈일자리가 5만8,000여 개로 가장 많았고, 운수업과 숙박음식점업, 보건복지업 등이 각각 2만여 개로 뒤를 이었습니다.

"최근 빈일자리 수는 22.1만 개로 전년동월 대비 3,000개 감소했으며, 8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역 제조업 등 기업에서 느끼는 인력난은 계속되고 있고, 코로나 이전과 대비해서 빈일자리 수는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특히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방과 업무 환경이 열악한 분야의 일자리를 중심으로 인력부족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사람 구하는 일이 너무 어렵다 보니, 많은 기업들이 외국인 근로자 유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조선업 같은 경우는 최근에 장기 불황이 해소되면서 일거리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인데, 현장에서 기능 인력들이 고령화되면서 일할 수 있는 허리층 인력이 많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외국인 근로자를 활용하고 싶어 하는 현장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

그런데, 일자리를 구하지 않고 '그냥' 쉬는 사람이 계속해서 많아지고 있습니다.

일할 능력은 있지만 육아나 재학 등의 특별한 이유 없이 막연히 경제활동을 쉬는 '쉬었음'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겁니다.

지난 8월 기준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는 232만2,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8만3,000명 증가했습니다.

쉬었음 인구 증가 추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통계청이 처음으로 추가조사에서 연령대별 분석을 실시했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쉰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19% 가량이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라고 응답했는데, 특히 15~29세 청년층에서는 무려 32.5%가 원하는 일자리가 없어서 쉬었다고 답했습니다.

현재 비어 있는 일자리가 20만 개가 넘지만, 쉬고 있는 청년 셋 중 한 명은 일자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구직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뜻입니다.

인구 감소로 노동 가능한 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인력을 구하는 기업과 일자리를 구하는 구직자들 사이의 틈 이른바 '미스매치'도 도통 좁혀지지 않는 모습입니다.

연합뉴스TV 박지운입니다.

#인력난 #취업 #인구감소

[이광빈 기자]

일손 부족을 호소하는 업종은 한두곳이 아닌데요. 그 중에서도 식당, 편의점 등 서비스업과 자영업에서 구인난이 심각합니다. 영업 시간을 줄이는 곳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문승욱 기자가 직접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버티고 버터보는 자영업자들…웃돈주고 홍보·영업시간 단축 / 문승욱 기자]

[기자]

키보드를 닦고 자리를 정리합니다.

그릇을 치우고 설거지를 한 뒤, 주문이 들어온 라면을 끓입니다.

PC방을 운영하는 김태원 씨는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학기 중이거나 이럴 때는 거의 막 올려도 지원조차 안 오기도 하는 경우도 많고…하루 이틀 가르쳐주고 일을 시키려고 하면 금세 또 안 나오는 경우도 많고. 그때는 제 근무 시간이 10시간에서 14시간, 이런 식이…"

직접 근무하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집에 제때 들어가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직원이 구해지지 않아 웃돈을 내기도 합니다.

구인사이트에 추가로 돈을 내면 구인 공고를 상위에 노출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사실 알바 구하는 데만 따로 진짜 몇백만 원 이상을 썼어요. 구인 공고 사이트에 광고 돌리는 걸로. 그런 거 안 하면 거의 항상 구하고 있다 생각하면 돼요."

활기가 가득했던 대학 인근 상가 상황은 어떨까.

이곳은 신촌 거리입니다. 대학가에는 아르바이트를 찾는 학생들이 많은데요.

그만큼 알바생을 구하기 쉬울지, 직접 돌아다니면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딱 1년전이라 생각하시면, 저녁 시간 구한다 하면 못해도 일주일만에 5~6명. 요즘에는 일주일 이주일 돼도 1~2명 올까 말까."

긴 시간 동안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한 곳도 있고,

"(안 구해지신지 얼마나 되신 거예요?) 코로나 끝나고부터. 한 1년 넘었나? "

울며 겨자먹기로 영업 시간을 3시간 이상 줄이기도 합니다.

"지금 일을 줄였죠. 옛날에는 새벽 4시까지 했거든요. 지금은 1시까지만 해요. 술집 같은 데도 요새 좀 일찍 닫아요."

어떤 편의점은 새벽 1시까지만 영업합니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지난해 약 427만명으로, 2019년부터 4년간 상승세였습니다.

직원 없이 일하는 업자들이 늘고 있는 겁니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인력난 현상은 갈수록 심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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