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기자]이재명, 침묵 대신 적극 소명…이화영의 지원사격?

  • 8개월 전


[앵커]
Q1. (손인해) 오늘 이재명 대표 구속 심사를 받은 321호 법정으로 가볼까요? 분위기가 어땠나요?

네, 구속심사는 비공개 원칙이라 저희 취재진이 직접 들어갈 순 없는데요.

321호 내부는 물론 법정 앞도 접근을 통제하는 등 삼엄한 분위기였습니다.

심사 도중엔 격앙된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 대표는 원래 예정된 심사 시간인 오전 10시보다 3분가량 늦게 도착해 시작 시간이 지연됐는데요,

중간에 점심시간을 30분가량 갖고 오후 4시엔 15분쯤 휴식을 취한 뒤 지금은 심사가 마무리됐습니다.

유창훈 영장 전담 판사는 곧장 기록 검토에 들어갔는데요.

통상 영장 판사들은 짧은 시간 안에 수만 쪽 기록을 봐야 하기 때문에 카트에 쌓인 기록을 서서 훑는다고 합니다.

또 중앙지법 영장 전담 판사는 총 3명인데, 사실상 합의제처럼 이들이 의견을 교환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오늘 법정엔 검사 10명과 유창훈 판사, 이재명 대표, 변호인 6명이 자리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과 수원지검을 합쳐 메인 검사만 8명으로 여기에 2명의 검사가 지원 사격을 했습니다.

Q2. (김유빈) 김 기자, 이재명 대표 측은 어떻게 준비 중인가요?

이재명 대표는 이례적으로 6명이나 되는 변호사들과 함께했습니다.

면면을 보면, 영장심사를 대비한 판사 출신들이 포함됐고요.

이중 두 명은 이 대표가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 의혹'으로 재판받을 당시 무죄를 이끌었던 변호인들입니다.

조국 장관의 구속영장 심사에서 기각을 받아내기도 했고요.

이 외에도 대장동 사건에서 정진상 측 변호를 맡은 변호사도 합류했습니다.

Q3. (김유빈) 이 대표 측은 어떤 전략은 뭐라고 봐야하나요?

우선, 공개 행보는 '로우키 전략'입니다.

앞서 보셨지만, 이 대표 노 타이 차림으로 머리도 병상에서 갓 일어난 모습처럼 등장했죠.

법원 앞에 의원들도 동행하지 않았고 검찰 출석 때와 확연히 다른 모습입니다.

하지만, 영장심사를 받을 때는 이 대표, 적극적이었다고 합니다.

정치적 메시지는 자제했지만, 범죄혐의 소명에 있어서 만큼은 건강이 좋지 않은데도 적극 항변다는 건데요.

이와 함께 물밑에선 탄원서 등으로 재판부를 압박하고 배수진을 치고있습니다.

제가 접촉한 한 친명계에 따르면, 이번 체포동의안 가결이 재판부에 면죄부로 작용할지 상당히 우려하고 있어서, 이를 막기 위해 탄원서를 준비한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런 '장외 압박'이 오히려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검사 출신의 한 민주당 의원은 "피해자 가족이 선처를 호소하는 것 이외의 탄원서는 법정에서 효과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Q4. (손인해)오늘 수원지법에서 열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재판에서도 이 대표 지원 사격이 나왔어요?

맞습니다.

이 전 부지사가 쓴 이 대표 구속영장 기각 탄원서를 변호인이 반출하려다 교도관에게 제지당했는데요.

변호인이 교도관에게 "피고인이 적어 온 탄원서를 적어가겠다"고 하자 교도관이 "접견을 통해 얘기하라"며 막은 겁니다.

이 탄원서 내용은 "옥중 서신은 자유의사로 작성한 거지 강요나 압박이 있었던 게 아니다"는 겁니다.

어제 저희가 민주당 측 인사가 수감 중인 이 전 부지를 접견하며 "위에서 써달라고 한다"고 옥중 서신 작성을 종용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이를 반박하는 동시에 이 대표에게 유리한 내용의 탄원서를 이 대표 영장심사날 내려고 한 겁니다.

Q5. (손인해) 이 대표 증거인멸과 관련한 녹취 파일이 법정에서 재생됐는지도 관심사였는데요.

네 검찰은 오늘 구속심사에서 '증거인멸 우려'를 가장 강조했습니다. 

앞서 리포트에서 전해드린 것처럼 이화영 전 부지사의 면담 내역이 담긴 녹음파일을 법정에서 재생했습니다.

이외에도 검사 사칭 사건 관련 위증을 교사하는 내용의 통화녹음파일도 심사장에 가져 갔습니다.

법정에서 트는 건 재판부 허가가 필요해서 조율이 필요한데, 이 파일은 재생하지 않고 증거로만 제출했습니다.

Q6.(김유빈) 앞으로 민주당은 어떻게 되는 거죠?

구속영장이 발부되든 기각되든 민주당은 내부 격랑이겠지만, 이 대표가 구속된다면 그 전쟁은 더 빨라지겠죠.

친명계는 "비대위는 없다" "옥중공천 불사" 입장으로, 구속적부심이나, 보석신청, 다수 의석을 활용한 석방요구 결의안으로 이 대표가 나오게 한다는 겁니다.

반대로 비명계는 총선에, 추석연휴도 다가오는 만큼 여론에 기대겠다는 계산인데요.

한 비명계 의원은 "대표가 구속돼도 반성 없이 친명계가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면 한두달 내 여론이 돌아설거다", "이 시점에 비대위든 전당대회든 새로운 체제 구축에 나서겠다"고 했습니다.

구속영장이 기각된다해도 무슨 사유로 기각 됐느냐가 또 관건입니다.

흔치 않지만 영장이 기각되더라도, 재판부에서 '혐의가 소명된다'고 인정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비명계는 범죄혐의가 소명된 거라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근거로 이재명 대표 사퇴를 다시 주장할 수 있겠죠.

범죄 소명 없이 기각된다면, 친명계의 강한 반격에 비명계는 더 숨죽이고 관망 모드로 돌아설 것으로 보입니다.


손인해 기자 son@ichannela.com
김유빈 기자 eubini@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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