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윤대통령 "러북 무기거래 자기모순…도발 좌시 않을 것"

  • 8개월 전
[뉴스초점] 윤대통령 "러북 무기거래 자기모순…도발 좌시 않을 것"


[앵커]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8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에서 기조연설에 나섰습니다.

취임 후 두 번째인데요.

국제 사회에 대한 기여 방안과 함께,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정치부 최지숙 기자와 자세한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저희가 새벽에 현지 기조연설 실시간으로 전해드렸는데, 16분 정도 이어진 것 같아요? 우선 개괄적인 내용 짚어주시죠.

[기자]

네, 올해 제78차 유엔총회는 '신뢰 회복과 글로벌 연대 재촉진'을 주제로 열렸습니다. 윤 대통령은 올해가 6·25전쟁 정전 70주년임을 알리는 내용으로 기조연설을 시작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공산전체주의 세력의 침략으로 나라의 운명이 벼랑 끝에 몰렸지만, 유엔군 참전에 힘입어 극적으로 자유를 지켜냈다"고 운을 뗐습니다.

이후로 이어진 기조연설은 글로벌 격차 해소를 위한 대한민국의 기여 방안,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입장, 그리고 세계박람회 개최 후보지인 부산에 대한 소개, 이렇게 크게 세 가지 내용으로 구성됐습니다.

또 글로벌 격차는 세부적으로 개발 격차와 기후 격차, 디지털 격차로 나눠 각각 한국의 지원 방향을 밝혔습니다.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 있는 기여를 강조한 건데요. '평화', '자유' 그리고 '책임'이 이번 연설의 키워드로 여러 차례 언급됐습니다. 이번 기조연설에선 '대한민국'이 가장 많이 사용된 단어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네, 이제 하나씩 자세히 살펴보죠. 북한과 러시아를 겨냥한 강경 발언이 나와 눈길을 끌었는데, 어떤 내용이었는지 자세히 전해주시죠.

[기자]

네 최근 북한과 러시아가 정상회담을 갖는 등 다시 밀착하는 분위기인데요. 윤 대통령은 뚜렷한 경고 메시지에 나섰습니다. 윤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러시아를 겨냥해 "세계 평화의 최종 수호자여야 할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다른 주권 국가를 무력 침공해 전쟁을 일으켰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안보리 결의를 정면 위반하는 정권', 즉 북한을 말한 건데요, 이 정권으로부터 러시아가 무기와 군수품을 지원받는 현실은 '자기모순'이다, 이렇게 비판했습니다. 나아가 이 같은 상황을 안보리 개혁 필요성의 배경으로 지목하기도 했습니다. 결속을 다진 미국, 일본과 발언의 궤를 같이 하면서 전보다 더 과감한 메시지에 나섰다는 분석인데요.

국제사회의 주의를 환기하는 내용도 이어졌습니다. 북한이 무기 지원 대가로 WMD, 즉 대량살상무기 능력 강화에 필요한 정보나 기술을 얻는다면, 대한민국 안보와 평화를 직접 겨냥한 도발이 될 거라면서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연대와 원칙에 입각한 행동이 기반이 될 때, 불법적 도발을 차단할 수 있다고 촉구했습니다.

[앵커]

네, 지난해보다 안보 관련 메시지에 더 무게가 실린 것 같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제77차 유엔총회에서 약 11분간의 기조연설을 통해 자유와 연대를 강조했는데요. 당시 안보 위기와 관련해선 힘에 의한 현상 변경과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 살상 무기로 세계 시민의 자유와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는 언급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첫 연설 당시보다 안보 메시지에 훨씬 많은 분량을 할애했고, 내용도 더 직접적이었습니다.

최근 동아시아 정상회의나 G20 정상회의에서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비판이나 국제사회의 공조를 촉구하는 발언은 이어져왔지만, 수위가 더 높아진 건데요.

북러 간 군사교류 정황에 따라 국제사회에 선명한 어조로 주의를 환기시키고 대응 필요성을 강조한 걸로 보입니다.

수개월 전부터 북러 간 움직임을 살펴온 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포탄을 비롯한 북한의 무기가 러시아에 공급됐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에 따라 북한에 대한 외교적 고립을 심화시키고 제재와 압박을 강화할 필요성도 커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한 가지 또 눈길을 끈 게 '북한과 러시아'가 아니라 '러시아와 북한' 순으로 지칭을 했어요, 이건 어떻게 봐야 합니까?

[기자]

네, 그동안 정부 발표도 그렇고 주로 북한과 러시아 순서로 표현하며 줄여서 '북러'라는 말을 많이 썼는데요.
윤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북한을 후순위에 두고 '러시아와 북한'으로 지칭을 했습니다.

앞서 박진 외교부 장관도 '북러'가 아닌 '러북 관계'로 표현을 했는데, 북한의 안보 위협을 러시아보다 심각하게 보고 있기 때문 아니냐, 이런 해석도 나옵니다.

앞서 한국과 중국, 일본에 대해서도 통상 쓰여온 표현인 '한중일' 대신, 현 정부에선 '한일중'으로 일컫고 있는데요. 일본과 긴밀한 협력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달라진 외교 기조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네, 다른 부분도 더 살펴보죠. 국가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한 기여 방안이 언급됐는데, 어떤 내용들이 있었습니까?

[기자]

네, 우선 공적개발원조, ODA를 확대하겠다는 언급이 있었습니다. 윤 대통령은 내년 ODA 정부 예산안 규모를 40% 이상 확대해, 2019년 대비 2배 이상이 될 거라고 소개했는데요. 이 자금으로 맞춤형 개발협력을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특히 자립을 위한 교육훈련 분야 ODA를 앞세웠습니다.

기후 위기와 관련해선 앞선 순방 당시 녹색기후기금에 3억 달러를 추가 공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었죠. 유엔총회에서도 이 같은 의지를 또 한 번 재확인했습니다. 또 저탄소가 아니라 고효율의 무탄소 에너지를 확산하겠다면서 '카본 프리', 약칭 'CF 연합'을 결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끝으로 디지털 격차 해소에는 관련 윤리규범 논의를 위한 국제기구를 유엔 산하에 설치할 것을 제안하고, '디지털 권리장전'에 대한 계획도 전했는데요. 특히 "가짜뉴스 확산을 막지 못한다면 자유와 시장경제, 미래가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AI 글로벌 포럼 개최 예정과 AI 고위급 자문기구와의 긴밀한 협력도 내세웠습니다.

[앵커]

연설 마지막 부분에 부산을 소개하는 내용도 인상적이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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