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호우' 일상 된 한반도…"기후변화 적응할 때"

  • 9개월 전
'극한 호우' 일상 된 한반도…"기후변화 적응할 때"

[앵커]

이번 장마, 많은 비가 끊임없이 쏟아졌습니다.

기록적인 폭우의 원인으로는 '지구온난화'가 꼽히는데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올해와 같은 극단적인 기상 현상들이 더욱 잦아질 것으로 보여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임하경 기자입니다.

[기자]

마을 진입로가 불어난 물로 가득 찼습니다.

나무는 거센 물살을 이기지 못하고 곳곳에 쓰러졌습니다.

하천 수위가 오르며 제방은 손쓸 새도 없이 무너졌고, 흙더미가 쏟아져 내렸습니다.

올여름 장마는 강력했습니다.

지난달 25일부터 한 달간 전국에서 내린 비는 640mm를 넘어섰습니다.

같은 기간으로는 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후 가장 많은 장맛비입니다.

남부지방도 690mm로 역대 1위, 중부지방은 570mm를 넘으며 역대 세 번째로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충청과 호남, 영남 등에서는 강수량이 평년의 3배에 달했습니다.

기록적인 폭우의 원인으로는 '지구온난화'가 꼽힙니다.

바다가 따뜻해지면서 비구름의 연료가 되는 수증기를 대기로 뿜어냈습니다.

"뜨거운 바다에서 증발된 수증기가 중국 연안 쪽을 따라서 장마전선에서 끝부분으로 매우 맹렬하게 유입되는 현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비가 우리나라 쪽에 아주 좁은 지역에 걸쳐서 응결돼서 집중적으로 내렸기 때문에 비가 상당히 많이 오고..."

올해는 성질이 다른 기단이 강하게 부딪치며 좁은 비구름 통로가 만들어졌는데, 그 사이로 수증기가 강처럼 들어와 좁은 지역에 강한 비를 집중적으로 뿌렸습니다.

이른바 '대기의 강'이 열린 건데, 과거보다 더 뜨거운 수증기가 정체전선으로 끝없이 밀려왔습니다.

집중호우를 만들기 좋은 조건이 갖춰진 겁니다.

"(대기 중) 수증기의 양이 지구온난화에 따라서 많이 증가하면서 비를 내릴 수 있는 환경들이 조성되는 것이고, 강수를 내리게 하는 대기의 흐름이 온난화에 따라서 바뀌고 있기 때문에 결국 집중호우라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기상청은 지난 6월 15일부터 수도권에 극단적인 호우가 내리면 직접 긴급재난문자를 보내기로 했습니다.

한 시간에 72mm 이상이라는 '극한 호우'의 개념이 처음 사용된 건데,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서울 신대방동 일대에 첫 재난문자가 발송됐습니다.

이미 극한 호우는 우리의 일상이 된 겁니다.

전문가들은 온실가스를 줄이는 노력과 함께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적응의 수단이라는 건 조기경보 체계를 좀 더 확립하고 널리 활용하는 것이라든가, 홍수와 관련된 제방, 시설과 관련된 재난관리 기준이 강화되고 활용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빠르게 진행 중인 기후변화.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선 선제적인 재난관리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연합뉴스TV 임하경입니다. (limhaky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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