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브리핑] 심각한 식량난 와중에…北, 열병식으로 한미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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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브리핑] 심각한 식량난 와중에…北, 열병식으로 한미 위협


[앵커]

지난 한 주간의 한반도 정세와 외교·안보 이슈를 다시 정리해보는 토요일 대담 코너 '한반도 브리핑'입니다.

연합뉴스TV 베이징 특파원과 연합뉴스 북한부를 거쳐 현재 국제 분야를 맡고 있는 이봉석 기자 나와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주요 이슈부터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오늘은 북한의 열병식 소식을 중심으로 전해드리겠습니다.

북한이 예상대로 군 창건 75주년을 기념해 야간 열병식을 개최했습니다.

북한은 신형 고체연료 ICBM을 공개했고, '괴물 ICBM' 화성17형도 11기나 등장시켰습니다.

ICBM이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면 북한이 소개한 '전술핵 운용부대'는 대남 위협으로 평가됐습니다.

각종 이벤트와 다양한 무기를 동원한 열병식에 대해 우리 정부와 국제인권단체들은 식량난을 외면하는 처사라고 비판했습니다.

북한은 이달 말 이례적으로 농업 문제를 논의하는 전원회의 개최를 예고할 정도로 식량난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열병식에서 또다른 주인공은 김정은 위원장의 딸 김주애였습니다.

김주애가 예사롭지 않은 행보를 보이고 그에 대해 위상이 높아진 수식어가 붙어 한동안 잠잠했던 후계자설이 다시 떠오르고 있습니다.

[앵커]

우선 북한 열병식 행사 얘기부터 해보시죠.

작년 4월에 이어 10개월 만에 개최하는 건데, 작년과 비교해 행사 규모는 어땠고 특징은 뭐가 있을까요.

[기자]

네, 열병식은 수요일 밤에 열렸습니다.

북한은 건군절이라고 하는데요.

군 창건 75주년을 맞아 열렸습니다.

열병식은 식전행사를 포함해 8시 반쯤부터 2시간여 동안 진행됐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은 열병식에 참석했지만, 예상과 달리 연설은 하지 않았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할아버지 김일성 전 주석이 즐겨 입었던 검은 중절모와 코트 차림이었는데요.

전체적인 열병식 규모는 북한이 60개 열병종대가 참가했다고 밝혀 72개 종대, 2만여 명이 참여한 작년보다 다소 축소됐습니다.

김정은 정권 들어 북한이 공개하는 영상들이 많이 세련되게 바뀌었다는 평가를 받는데요.

이번 열병식 식전행사 영상도 어느 때보다 화려해졌습니다.

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석양을 배경으로 군인들의 모습을 보여준다든지, 칼을 클로즈업해서 보여준다든지 하는 모습은 영화 탑건 등 할리우드를 모방해 연출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이라이트는 우리의 공수부대에 해당하는 항공육전병들이 전투복에 LED 조명을 달고 고도 4,500m에서 스카이다이빙을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4명의 항공육전병들이 4인조 모음형을 짓고 있습니다. 4인조 모음형에 4명의 항공육전병들이 한 명씩 접근하면서 8인조 원형을 짓고 있습니다. 8인조 원형 중심으로 접근한 항공육전대 조장이 대담하고 민첩한 기교동작으로 직경 2.4m의 원 중심을 통과하며…."

항공육전병들이 광장에 착지하자 군중은 환호성을 보냈고, 김정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딸 주애는 내부 연회실에서 간부들과 TV로 지켜봤습니다.

[앵커]

북한은 열병식에서 어떤 무기들을 선보였나요. 특히 ICBM을 무더기로 등장시켰다면서요.

[기자]

북한이 열병식에서 선보인 무기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고체연료 ICBM으로 추정되는 신형 미사일이었습니다.

한쪽에 9개씩 18개의 바퀴가 있는 이동식 발사대에 실려 나왔는데요.

이에 따라 ICBM의 길이는 20m 안팎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작년 12월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 참관 아래 고출력 고체연료 로켓엔진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는데요.

추력이 140톤포스(tf), 그러니까 연료 연소에 따른 반동으로 밀어올릴 수 있는 중량이 140t에 달한다면서, 이 엔진을 사용하는 ICBM 개발을 시사했는데, 이번 신형 ICBM에 이 엔진을 사용했거나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열병식 때 신무기 모형을 공개하고 실제 개발해 시험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에는 실제 시험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사거리가 약 1만5천㎞로 '괴물 ICBM'으로 불리는 화성-17형을 무려 11기나 등장시켰습니다.

작년 열병식 때 4기에서 대폭 늘어난 건데요. 미국에 대한 위협 목적으로 분석됩니다.

"기존에 있는 괴물 ICBM인 화성-17형뿐만 아니라 고체엔진을 사용하는 신형 ICBM으로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의도로 보여집니다."

화성-17형의 무더기 등장은 양산 단계에 들어갔음을 과시한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외신들은 화성-17형이 핵탄두 4개까지 탑재 가능한 다탄두 미사일이라면 ICBM 요격 미사일 총 44기를 보유한 미국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전술핵운용 부대가 열병식에 나왔다고도 했는데요.

이 부대는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KN-23과 초대형 방사포를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둘 다 대남 무기라는 점에서 남한에 대한 전술핵 공격 능력을 과시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결국 이번 열병식은 남한과 미국에 대한 동시 위협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김정은 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이번주에만 두 차례나 등장했는데, 후계자설이 재점화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김주애는 군 창건 기념일을 하루 앞둔 지난 화요일 김정은 위원장이 군 장성 숙소를 찾았을 때 동행했고요.

수요일 열병식 때도 김정은 위원장, 어머니 리설주 등과 함께 지켜봤습니다.

여러 장면이나 바뀐 수식어를 통해 김주애의 입지가 예사롭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열병식 행사장에 들어설 때 리설주는 다소 떨어져 걸었지만, 김주애는 김정은 위원장 오른쪽에서 나란히 걸었습니다.

본 행사 때는 리설주, 당 비서들과 귀빈석에 자리했다가 김정은 위원장이 잠깐 불러내자 주석단 중앙에 서기도 했습니다.

김주애가 주민들에게 우상으로 추앙받는 아버지 김정은 위원장의 뺨을 쓰다듬는 모습도 자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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