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세모녀’ 마지막 길도 쓸쓸…‘위기 가구’ 1200명 더 있다

  • 2년 전


[앵커] 
질병과 생활고에 시달리다 생을 마감한 수원 세 모녀, 마지막 가는 길도 쓸쓸했습니다.
 
시신을 인수하겠다는 가족이 없어 무연고 장례가 치러지고 있는데요.

세 모녀처럼 행방을 알 수 없는 취약계층이 1200명 정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장하얀 기자입니다.

[기자]
텅 빈 장례식장에 영정 사진 없이 위폐 세 개만 놓여있습니다.

지병과 생활고를 겪다 세상을 떠난 수원 세 모녀의 빈소입니다.

먼 친척도 시신 인수를 거부해 3일간 무연고자 장례를 치른 후 화장됩니다.

세 모녀는 2020년 2월 이사 후 전입신고를 하지 않은 채 고립된 생활을 이어왔습니다.

20여년 전 아버지의 사업 실패, 그리고 2년 전 아버지와 오빠의 죽음 이후 세상과의 단절은 더 심해졌습니다.

[세 모녀 등록 주소지 거주인]
"(수급 신청하라고 해도) 엄마가 안 한댔어요. 빚쟁이들이 하도 많으니까 그런 거 하면 골치 아프니까 안 한 것 같아."

문제는 '세 모녀'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위기의 서민들이 적지 않다는 겁니다.

건강보험료 체납이나 단전, 단수 등 34종의 위기정보 가운데 하나라도 해당하는 544만 명.

여러 개가 겹치는 고위험군도 20만 5천700여 명이나 됩니다.

그런데 이 중 1177명은 주소지에 안 살고, 전화도 받지 않아 세 모녀처럼 복지 혜택 사각지대에 놓여있습니다.

위기의 가구는 많지만, 이를 찾아낼 담당자는 태부족입니다.

[화성시 관계자]
"(위기 가구 발굴·조사)업무요? 저는 저 혼자예요. 명단 추출이나 읍면동에서 문의하는 사안 다 하는 거고. (현장) 나가는 거는 읍면동에서 나가요."

정부는 연락이 닿지 않는 위기가구에 대해 경찰이 실종자를 찾듯이 소재를 파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개인정보 열람 등의 문제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장하얀입니다.

영상취재: 박재덕
영상편집: 구혜정


장하얀 기자 jwhite@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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