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워치] 중국, 대만과 교류 확대하는 미국에 '발끈'

  • 2년 전
[차이나워치] 중국, 대만과 교류 확대하는 미국에 '발끈'

[앵커]

지난달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아시아 순방 이후 안 그래도 불편한 미·중관계가 더 악화하는 모습입니다.

최근에는 대만을 놓고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는데요.

베이징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임광빈 특파원.

(네, 베이징입니다.)

미국 국방장관이 일본 매체와 한 인터뷰를 놓고 중국이 반발했다고 하던데요.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중국이 이번에 발끈한 것은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대만해협 유사시 미군 개입 가능성을 내비쳤기 때문입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한 발언인데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와 대만을 비교하면서 '두 개의 크게 다른 시나리오'라고 답한 겁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개입에 선을 그은 것과 비교하면 대만은 유사시 개입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란 해석이 가능합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미일정상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유지해 온 '전략적 모호성'과 다른 발언을 했었는데요.

다음 날 "대만 정책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라고 해명을 했지만, 당시에는 큰 논란이 됐었는데요.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대만 방어를 위해 군사적으로 개입할 의향이 있습니까?) 네, 그것이 우리가 한 약속입니다."

오스틴 장관은 이번 인터뷰를 통해 대만에 무기 지원과 훈련을 확대할 뜻도 밝혔는데요.

오스틴 장관의 이같은 인터뷰 내용이 알려지자 중국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엄중하게 침해하는 것이자 내정에 대한 엄중한 간섭"이라며 강력 반발했습니다.

[앵커]

중국은 미국이 대만과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데 대해서도 발끈했다고요?

[기자]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한 지난달 23일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확대를 억제하기 위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 'IPEF'를 출범시켰습니다.

당시 대만도 가입 의사를 밝혔고, 미국 의회에서도 대만의 가입을 촉구했지만 IPEF에서 제외됐습니다.

이를 두고는 대만이 IPEF에 가입할 경우 중국의 반발을 우려한 다른 나라들이 참여를 꺼릴 수 있다고 미국이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대만과의 별도 채널을 구축해 실질적으로 IPEF에 준하는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미국과 대만이 '21세기 무역에 관한 미·대만 이니셔티브'를 출범하기로 하고, 이달 말 미국에서 첫 회의를 열기로 한 겁니다.

미중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대만은 중국 견제 차원에서 미국에 매우 중요한 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만큼 중국도 강하게 반발하는 것입니다.

"미국이 대만 카드를 고집하는 것은 중·미 관계를 위험한 지경에 빠뜨릴 뿐입니다.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개 연합공보'를 준수해야 합니다."

중국은 대만 집권당인 민진당을 향해 "미국을 활용해 독립을 도모하려는 계산을 포기하라"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이 와중에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휴대용 로켓발사기를 짊어진 사진을 공개했더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차이 총통이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인데요.

해병대 기지를 시찰하다 현장에서 자국산 로켓발사기를 어깨에 짊어진 채 포즈를 취했습니다.

미국과의 밀착 행보 속에서 중국을 향해 보란 듯이 무력시위를 펼친 것이란 해석입니다.

차이 총통은 앞서 대만군과 미국 주방위군 간 협력이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대만을 방문한 태미 더크워스 미국 상원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지역 안보 문제에 대해 더욱 긴밀하고 깊은 대만-미국 간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대만 언론은 대만이 미국 하와이주 방위군과 국가파트너십계획에 따라 협력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한편, 중국은 더크워스 의원이 대만을 찾은 지난달 30일 저녁 전투기 22대를 포함해 군용기 30대를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진입시키는 등 강력한 무력시위를 펼쳤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미국 국무부는 홈페이지에서 최근 삭제했던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라는 문구를 다시 복원했다고요?

[기자]

네, 미국 국무부가 지난달 28일 홈페이지에서 '미국과 대만과의 관계' 자료를 업데이트 했는데요.

"우리는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라는 문장을 다시 포함시켰습니다.

앞서 지난달 5일 업데이트 했을 때는 기존에 있던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라는 내용이 삭제되면서 미국의 대만 정책이 변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중국도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하려는 미국의 꼼수라고 반발한 바 있습니다.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내용은 1979년 미국이 중국과 수교하면서 대만과 관계를 정의하기 위해 도입한 '하나의 중국 정책'의 주요 요소 중 하나인데요.

미 국무부가 이 문구를 다시 복원한 것은 대만 정책에 변화가 없음을 시사해 미중 관계를 관리하는 차원으로 해석됩니다.

[앵커]

내일은 톈안먼 사태 33주년입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톈안먼 사태를 언급하는 것 조차 금기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톈안먼 사태는 1989년 6월, 민주화를 요구하는 대학생과 시민들을 중국 인민해방군이 유혈 진압했던 사건을 말하는데요.

내일 33주년을 앞두고 있지만, 중국 SNS나 주요 검색 사이트에서는 관련 내용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지난해 중국 공산당 100주년을 맞아 채택한 제3차 역사결의에서는 '1980년대 말에 발생한 정치 풍파', '동란'으로 규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동란에 맞서 사회주의 국가 정권과 인민의 근본 이익을 수호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톈안먼 사태 이후 태어난 중국인들은 당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톈안먼 사태 이듬해부터 해마다 추모집회가 열렸던 홍콩에서도 이제는 톈안먼을 언급하는 것 조차 어려워질 전망인데요.

홍콩이 빠르게 중국화 되어가는 가운데, 홍콩 당국이 추모집회를 불허하고 강력 단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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