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 된 현역 장교, 용산 벙커 노렸다…軍기밀 수차례 유출

  • 2년 전


[앵커]
현역 군 대위가 북한 공작원에게 포섭돼 간첩 행위를 한 초유의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비트코인을 대가로 군사 기밀을 넘긴 사실이 확인됐는데요. 

북한 공작원이 노린 건, 용산 한국군 지휘통제체계였습니다.

김은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가상화폐 거래소를 운영하는 30대 A 씨는, 6년 전 가상화폐 커뮤니티를 통해 북한 공작원을 알게 됐습니다.

그러던 지난 1월 A 씨는 공작원의 지령을 받고, 현역 장교인 B 대위에게 손목시계형 몰래카메라를 구입해 택배로 보냈습니다.

B 대위는 지난 2020년 3월 대학 동기로부터 북한 공작원을 소개 받아 이미 포섭됐던 인물.

B 대위는 몰래카메라를 영내에 반입해, 공작원의 국군 전산망 해킹을 도왔습니다.

공작원의 해킹 목표는, 전시와 평시에 군 작전 지휘와 군사 기밀을 주고 받는 한국군 합동지휘통제체계, 케이직스였습니다.

B 대위는 몰래카메라의 화질이 떨어지자, 휴대전화로 케이직스의 로그인 자료 등을 촬영해 공작원에게 전달했습니다.

지난해 11월에도 국방망 육군홈페이지 화면과 육군 보안수칙 등 군사기밀과 군사자료를 공작원에게 수차례 전송했습니다.

이 대가로 B 대위는 4800만 원 상당, 가상화폐 거래소 대표 A 씨는 7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받았습니다.

A 씨는 북한 공작원이 해킹하는데 사용할 USB 형태의 해킹장비 '포이즌탭'을 제작하는 걸 돕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서로가 하는 일은 모른 채 각각 텔레그램으로 공작원과 연락하고, 대화내용은 매일 자동삭제 되도록 했습니다.

경찰과 군사안보지원사령부가 해킹 장비가 완성되기 전 A 씨와 B 대위를 나란히 검거해 해킹은 막았습니다.

현역 장교가 간첩행위를 하다 붙잡힌 건 군 사상 처음있는 일입니다.

텔레그램으로 지령을 주고 받은 북한 공작원은 추적하지 못했습니다.

채널A 뉴스 김은지입니다.

영상편집: 유하영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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