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란민 50만’ 이별·상봉 교차하는 우크라 기차역

  • 2년 전


다시 우크라이나 상황 전해드립니다.

동서를 연결하는 교통 요지였던 우크라이나 주요 기차역들이 생이별의 현장이 됐습니다.

나라도 가족도 두고 떠나야하는 피란민들의 사정을 폴란드에서 김윤종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함박눈이 쏟아지는 역 대합실에 발 딛을 틈이 없습니다.

어디로 향하는지도 모르는 어린이에게 엄마가 장갑을 끼워줍니다.

탑승객들은 근심 가득한 표정으로 전화기를 들었습니다.

750㎞ 넘게 달려 우크라이나 서부 리비브역에 도착한 남성은 이제 아내와 작별할 시간을 맞이했습니다.

[발레리 카바코프 / 우크라이나인]
"(남성 동원령으로) 저는 여기 남고 임신 8개월 차인 아내만 안전을 위해 폴란드로 가게 됐습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피란민의 생이별에 대해 지금까지 가장 슬프고 초현실적인 여행으로 표현했습니다.

[사무엘 / 가나 출신 유학생]
"친구들, 심지어 고양이까지 여기에 있는 모든 것을 두고 떠나야 합니다. 일단 내 목숨부터 지켜야죠."

국경을 넘어서 먼저 온 가족들과의 상봉 기쁨도 잠시.

낯선 이국 환경은 이들에게 또다른 두려움입니다.

[나탈리 / 피란민]
"육체적,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들이 많아요. 겁에 질려 (자신도 모르게) 이기적으로 변하는 것 같아요."

접경국으로 몸을 피한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현재 5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유엔난민기구는 보고 있습니다.

이곳 폴란드에만 100만 명 이상 몰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기업들이 러시아의 명분 없는 전쟁을 규탄하며 우크라이나 지원에 나섰습니다.

KFC는 우크라이나군과 시민에게 무료 식량을 제공하기로 했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초고속 인터넷 통신 위성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폴란드 메디카에서 채널A뉴스 김윤종입니다.

영상취재 : 이수연(VJ)
영상편집 : 변은민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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