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무국적자’ 전락한 탈북민 자녀들…보호책은 전무

  • 2년 전
방금 보신 오징어 게임에도 탈북민 오누이가 주요 인물로 등장했죠.

부모가 중국이나 제 3국에서 강제로 북송된 탈북민의 자녀들은 우리나라로 들어와도 국적없이 추방되거나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살아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실태를 박수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탈북민 어머니와 중국 동포 아버지 사이에서 중국서 태어난 스물 한 살 김미진 씨.

어머니가 강제 북송되면서 7년 전 아버지와 둘이서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아버지가 한국 여성과 재혼하면서 김 씨도 한국 국적을 얻었지만, 양모의 학대가 심했습니다.

성인이 된 김 씨는 양모와 친생자가 아님을 증명하고 독립했지만, 국적 상실이라는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들었습니다.

[건보공단 관계자(음성변조)]
"말소가 됐거든요. 건강보험을 살리시려면 동사무소에 가셔서 주민등록을 먼저 살리셔야 합니다."

한국으로 올 때 중국 국적을 이미 포기한 상태라 중국으로 돌아갈 수도 없습니다.

한국에 남으려면 북에 있는 친모의 증언이 필요하지만, 연락할 길이 없습니다.

[김미진 / 탈북민 2세]
"엄마의 얼굴도 기억이 나지 않기 때문에. 없는 사람을 제가 찾을 순 없는 거니까 참 답답했어요."

어머니가 북송된 후 3년 전 탈북민들에 섞여 입국한 김혜원 씨.

한국에 정착하려면 북송된 어머니와의 친자관계를 증명해야 했지만,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김혜원 / 탈북민 2세]
"(어머니가) 16년째 소식이 하나도 없어요. 중국도 못 가고 한국도 있지 못해 죽고싶었어요."

김 씨는 다행히 탈북자 카페 등에서 이모를 찾아 DNA 검사를 받았고, 북에서 살았다는 것이 입증돼 한국 국적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중국 등 제3국에서 태어난 탈북민 2세는 늘고 있지만 이들이 부모와 떨어질 경우 보호책은 전무합니다.

[박원연 / 대한변협 북한이탈주민법률지원위원회 위원]
"유전자 검사 결과가 없더라도 친척과의 유전자 정보 일치 여부, 다른 탈북자들의 증언 등을 통해 확인하는 절차들이 있다고 봅니다."

무국적자가 돼버린 간호학과 학생 미진 씨는 꿈꿔온 미래도 포기해야 하는 상황.

[김미진 / 탈북민 2세]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불법으로 산거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한국 사람으로 이미 다 되었는데…"

채널A 뉴스 박수유입니다.

영상취재 : 윤재영
영상편집 : 변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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