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카메라]“비 오면 태양광 시설부터 봐” 불안한 주민들

  • 3년 전


정부는 탈원전 정책으로 태양광 발전 시설을 특히 많이 늘렸지요.

장마가 다음 주까지는 이어진다는 소식에 태양광 시설 인근에 사는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어떤 위험이 있는지, 현장카메라 정다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정다은 기자]
"제 뒤로 보이시는 것처럼 지난해 폭우로 태양광 시설물 비탈면이 무너져 내린 상태입니다.

약 1년이 지난 오늘에서야 겨우 방수포를 깔기 시작했는데요,

오늘처럼 비가 오면 주민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장으로 갑니다.”

지난해 겪은 수해는 흉터처럼 남아 있습니다.

[박경춘 / 전북 장수군 장척마을 이장]
"(산사태로) 인삼밭에 물이 꽉 찼었지. 4년 농사가 그냥 한순간에 없어져 버렸지.”

인삼밭을 망친 원인으로 지목된 건 태양광 시설.

올해에도 비가 올 때마다 태양광 시설물 쪽에서 토사가 계속 내려와 농작물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호소합니다.

[박경춘 / 전북 장수군 장척마을 이장]
"태양광 때문에 태양광에서 토사가 내려와서 이 수로를 막히게 한 거예요. 토사가 여기만 막은 게 아니고 논까지 다 들어간다고.”

복구작업은 더디기만 합니다.

[장수군청 관계자]
"복구는 개인 시설이기 때문에 본인이 하셔야 하는 건이에요. 본인이 행정 복구 명령을 몇 차례 내렸는데 이행을 안 하고 계시는 거예요.”

주민들은 답답합니다.

[박세권 / 전북 장수군 박곡마을 이장]
"산 건드리면 토사 흘러내려 온다는 걸 뻔히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인데 허가를 내준 그 자체도…."

2년 가까이 방치된 곳도 있습니다.

산 중턱에 조성된 태양광 시설 콘크리트 옹벽이 무너져 내렸는데, 철제 구조물과 나무판이 흘러내려 온 토사를 겨우 지탱하고 있습니다.

[정다은 기자]
"무너져 내린 태양광 시설물 바로 밑에 이렇게 10가구 정도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데요.

이 위쪽 시설물들이 아직 제대로 복구되지 못한 상태에서, 장마철을 보내고 있습니다.”

태양광 시설물에서 민가까진 불과 100m 정도.

[황승식 /경북 청도군 월봉1리 주민]
"토사가 무너지니까 우르르 쾅쾅쾅 하면서 막 무너졌어요. 항상 비 오면 눈이 저기부터 가는데 혹시나 저게 또 무너질까 싶어."

태양광 시설 업자는 자금이 부족해 복구가 늦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태양광 사업자]
"자금 사정 때문에 (복구공사가) 늦어지긴 했는데 계속 모이는 대로 작업은 계속 하고 있었어요."

이렇게 태양광 관련 산사태가 발생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시설 비용을 아끼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목합니다.

[이수곤 /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보통 태양광 시설물 옹벽 등) 임업하는 사람들이 임업 토목이라고 축을 쌓는 거예요. 대충이에요. 그건 공학적으로 안전성이 입증 된 게 아니에요. 그렇지만 상당히 쌉니다."

그러는 사이 주민들은 위험과 피해에 노출돼 있습니다.

[황승식 /경북 청도군 월봉1리 주민]
"태양광도 태양광이지만 실질적으로 사람이 살아야 될 거 아닙니까. 사람이 먼저 우선 아닙니까."

현장카메라 정다은입니다.

dec@donga.com

PD : 김종윤 석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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