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펼친 날개…구조된 야생 독수리들 자연의 품으로

  • 3년 전
다시 펼친 날개…구조된 야생 독수리들 자연의 품으로

[앵커]

어제(8일) 충남 서산에서는 구조된 독수리를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농약에 중독돼 날지도 못하던 독수리 4마리는 치료를 받고 다시 힘차게 날아올랐습니다.

이호진 기자입니다.

[기자]

독수리 4마리가 우리에 갇혀있습니다.

문을 열어주자, 답답했던 듯 힘차게 날갯짓을 하고는 날아오릅니다.

거대한 날개를 펼치고 비행하는 모습에서 '하늘의 제왕' 다운 면모를 엿볼 수 있습니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가 야생 독수리 4마리를 방사했습니다.

방사한 독수리는 지난 1월과 2월 충남 천안과 아산, 서산, 당진 등지에서 구조된 개체들입니다.

발견 당시 독극물 중독으로 인해 걷거나 날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농경지에 쓰러져 있는 상태였고요. 기립이나 보행도 완전하게 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침을 흘리거나 아니면 신경 증상을…"

독수리는 천연기념물 243호로,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나는 겨울 철새입니다.

주로 동물의 사체를 먹고 사는 독수리는 농약이 뿌려진 곡식을 먹고 죽은 동물을 먹어 2차 농약 중독으로 폐사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지난해에도 전국에서 독수리 140마리가 구조됐는데 그 가운데 44마리는 농약 중독에 의해 제대로 날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올해도 현재까지 39마리가 구조됐고, 이 가운데 15마리가 농약 중독 증상을 보였습니다.

이렇게 구조된 독수리는 야생동물구조센터 등에서 치료를 받은 다음 다시 자연의 품으로 돌아갑니다.

독수리 몸 안에 남아있는 농약이 축적된 고기를 빼내고, 체내에 흡수된 농약을 중화시킨 뒤에 다시 비행훈련까지 거쳐 놓아준 겁니다.

"중독 사고 같은 것은 우리 인간들에 의해서 발생된 것이기 때문에 조심해야 된다는 것, 경각심을 불러일으켜야 되고"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농약에 중독된 독수리처럼 쓰러져 있거나 일반적이지 않은 행동을 보이는 야생동물을 발견할 경우 가까운 야생동물구조센터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연합뉴스TV 이호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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