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펜실베이니아서 앞서는데…소송 낸 이유는?

  • 4년 전


손에 잡힐 듯 했던 승리가 다소 멀어진 트럼프 대통령이 개표 중단 소송과 재검표 요구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는데요.

노림수는 무엇이고, 실현가능성은 있는지 외교안보국제부 김민지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Q1) 일단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가 있다며 제동을 거는 곳이 얼마나 됩니까?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조지아입니다.

모두 앞서다가 뒤집혔거나 역전당할 위기에 있는 곳들입니다.

우선 0.7%포인트 차이로 바이든 후보에게 내준 위스콘신은 재검표를 요구했습니다.

무효표 등을 가려내기 위해섭니다.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조지아는 개표에 대한 공정성 보장을 요구하며 개표 중단 소송에 나섰습니다.

Q2) 그런데 궁금한 건, 펜실베이니아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기고 있는 곳인데 소송을 낼 필요가 있나요?

우선 펜실베이니아는 트럼프 대통령이 15%포인트 이상 격차를 유지하다 대도시와 우편투표가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현재 2.6%포인트까지 격차가 좁혀진 곳입니다.

펜실베이니아에 공식 등록된 민주당 지지자는 400만 명이 넘고 공화당 지지자는 320만 명인데요.

현재 두 후보의 표차는 16만 표에 불과한데 앞으로 나올 표는 바이든 후보 쪽일 가능성이 큰 만큼 소송 카드로 제동을 걸고 나선 겁니다.

Q3) 조지아는 개표가 거의 끝나가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소송을 냈어요?

조지아는 98% 개표율에 3만 표 차이로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있습니다.

앞서 펜실베이니아는 내일까지 우편 투표를 받지만 조지아는 현지 시간 어제 3일 오후 7시 기준으로 우편 투표 접수가 끝났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에 들어온 것도 개표에 반영되고 있다며 마감 시한을 기준으로 표가 서로 섞이지 않도록 해달라는 겁니다.

한마디로 선 긋기 얼음땡 전략으로 보시면 됩니다.

Q4) 트럼프 대통령이 개표 중단 소송을 낸다고 진행 중인 개표를 멈추는 건 아니죠?

네. 소송을 제기해도 법원 판결 전까지 개표는 계속 진행되고 그 결과도 나옵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 측은 소송으로 일정 시점 이후 나온 우편 투표는 사표로 무효화시키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각 주 정부가 우편 투표를 언제까지 받겠다고 이미 결정한 것을 아무리 연방대법원이라도 바꾸긴 힘들다는 겁니다.

실제 20년 전 아들 조지 부시 대통령과 앨 고어 전 부통령이 플로리다에서 재검표 소송으로 맞붙었지만 연방 대법원은 12월 12일에 재검표를 하지 말라며 부시 대통령 손을 들어줬습니다.

Q5) 12월 선거인단 투표에서 최종 당선자를 선출하는데요. 이 선거인단이 구성 안 된 적이 과거에 있었습니까?

정치 전문가들은 미 역사상 12월 14일에 선거인단 투표가 치러지지 않은 적이 없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소송을 걸어도 선거인단 구성에 발목을 잡는 판결은 내리지 않을 것이란 겁니다.

Q6) 뉴욕타임스 보도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다 된 밥이라고 여겼던 애리조나를 뺏긴 게 결정적이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도 노발대발했다고 하던데, 분석이 맞나요?

그렇습니다. 24년 간 공화당 텃밭인 애리조나 선거인단 11명이 걸린 곳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여기를 내줄 위기에 놓인건 바이든 때문이 아닌 이미 사망한 매케인 의원 때문이란 얘기가 나옵니다.

2년 전 뇌종양으로 세상을 뜬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미국에서 '전쟁 영웅'으로 애리조나에서만 35년간 의원 생활을 할 만큼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과는 번번이 부딪혔고 이를 애리조나 유권자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당시 영상 한번 보시죠.

[도널드 트럼프 / 2015년 대선 출마선언 당시]
"(베트남전에서) 포로로 붙잡혔다는 이유로 매케인을 전쟁영웅이라고 하는데, 나는 붙잡히지 않은 사람들을 좋아합니다."

지난 9월, 매케인의 부인 신디 매케인은 공화당원이지만 미국을 위해 바이든을 선택한다며 공개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애리조나 개표율은 88%, 바이든 후보는 50.4%, 트럼프 대통령은 48.1%의 득표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폭스뉴스는 바이든이 애리조나에서 승리했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일부 매체들은 여전히 경합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만의 하나 트럼프 대통령이 애리조나를 가져온다면 꺼져가던 불씨를 되살릴 수도 있습니다.

아직 끝난 건 아니라는 거죠. 지금까지 김민지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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