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는 사전투표 열기…트럼프 재선 '빨간불'?

  • 4년 전
전례 없는 사전투표 열기…트럼프 재선 '빨간불'?

[앵커]

미국에서 대선 사전투표 열기가 전례 없이 뜨겁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이미 10배가 넘는 유권자들이 참여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코로나19 상황도 반영됐겠지만 이미 후보에 대한 판단을 마쳤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어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워싱턴에서 이경희 특파원입니다.

[기자]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위치한 조기투표소.

마스크와 손 소독제가 구비됐고,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투표를 할 수 있도록 직원들이 유권자들을 안내합니다.

미국의 대선투표는 사전투표에 해당하는 우편투표와 조기 현장투표 그리고 선거 당일 현장투표 3가지 방법으로 참여가 가능한데 사전투표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겁습니다.

미국의 사전투표소 운영 기간은 주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한국보다 훨씬 깁니다.

제가 사는 이곳 알링턴에 마련된 조기투표소는 11월 3일 대선 당일 전주 주말까지 45일간 운영될 예정인데요.

이미 운영을 시작한 지 20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투표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전투표자 수가 정말 대단해요. 우린 아마 이곳에서만 대략 1만7천~1만8천표를 보고 있어요."

선거자료를 분석하는 '미국선거 프로젝트' 사이트에 따르면 현지시간 9일 오후 기준 800만명 이상이 투표를 마쳤습니다.

하루 전 로이터가 같은 사이트를 인용해 660만명이 참여했다고 보도했는데 하루 만에 150만명가량 늘었습니다. 4년 전 대선을 앞둔 비슷한 시점보다 10배 이상 많은 수치입니다.

코로나19 영향도 있겠지만 누구를 찍을지 일찌감치 결정한 사람이 많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해 주목됩니다.

이번 선거가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평가의 성격이 짙은 데다 여론조사에서도 줄곧 열세를 보여온 만큼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전에는 한 번도 사전투표해 본 적 없어요. 이번이 첫 번째입니다. 한명이 대통령으로 재임 중인 해는 (선택이) 항상 조금 더 쉽죠, 그들의 정책이 뭔지 이미 알고 있고…. 지금부터 선거 날까지 달라질 것 같진 않아요."

그러나 코로나19 속에 65세 이상 고령층의 사전투표 증가율이 젊은 층에 비해 커 꼭 그렇게 보기만은 어려운 측면도 있습니다.

민주당 지지자는 사전투표를, 공화당 지지자는 당일 투표를 선호하는 성향이 실제 투표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점도 고려 요소입니다.

선거전문가인 마이클 맥도널드 플로리다대학 교수는 사전투표 상황을 볼 때 최종 투표자는 1억5천만명, 투표율은 65%로 19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사전투표 열기가 최종 투표율을 끌어올려 결과를 좌우하게 될지 투표를 분산시키는 효과에 그칠지 관심이 쏠립니다.

워싱턴에서 연합뉴스TV 이경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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