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월북자 7번 포착하고도 속수무책…해병 2사단장 보직 해임

  • 4년 전
軍, 월북자 7번 포착하고도 속수무책…해병 2사단장 보직 해임

[앵커]

탈북한 지 3년 만에 월북한 김모씨가 북한으로 넘어가는 장면이 군 감시장비에 7차례 포착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군이 초동 대응에 실패하면서 군 감시장비도 사실상 무용지물이었습니다.

방준혁 기자입니다.

[기자]

최근 월북한 김모씨는 강화도 연미정 인근 배수로로 빠져나가 북한 땅에 도착하기까지 우리 군 감시장비에 모두 7차례 포착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6일부터 사흘간 현장 부대에 대한 검열을 실시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김씨는 지난 18일 새벽 택시를 타고 강화 연미정에 도착한 뒤, 2시 46분쯤 철책 하단 배수로를 통해 한강으로 입수했습니다.

김씨가 한강 하구를 헤엄쳐 북으로 넘어가는 장면이 우리 군 감시카메라에 5차례 포착됐고, 이어 새벽 4시쯤 북한 개풍군 선전마을 연안에 도착한 뒤 열영상장비에 2차례 찍혔습니다.

그런데 현장 부대에선 당시 이같은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합참은 당시 무월광 상태로 시계가 좋지 않았고, 우리 군 감시장비는 주로 북한쪽 동태를 살피고 있어 김씨의 모습을 포착하기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리 군은 초동 대응에 사실상 실패했습니다.

김씨가 탄 택시 불빛을 감시병이 보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우리측 초소 인근 열영상장비는 김씨의 월북 당시 녹화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합참은 단순한 오작동으로, 고의적인 은폐는 아닌 것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조사에선 우리 군 배수로 관리 체계의 허점이 드러났습니다.

합참은 현장 부대에서 배수로 일일 관리 지침을 지키지 않은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배수로는 김씨가 별다른 어려움 없이 빠져나갈 수 있을 정도로 관리가 허술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군은 경계 실패의 책임을 물어 해병대 2사단장을 보직해임하고, 수도군단장과 해병대사령관에게 엄중 경고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밖에도 지휘 책임자와 현장 임무수행자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습니다.

연합뉴스TV 방준혁입니다. (b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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