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커피 판매는 안 되고 패스트푸드는 가능?
  • 6년 전
"교내 커피 판매 금지, 그게 무슨 의미가 있니?"
학창시절,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쏟아지는 잠을 이겨보려 커피를 들이켜 본 경험 있으신가요?
앞으로는 초·중·고교 내 커피 판매가 금지됩니다. 모든 학교에서 고카페인 함유 식품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의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 특별법 일부 개정안'이 얼마 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기 때문인데요.
이 같은 조치를 두고 과연 실효성이 있는지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현행법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올바른 식습관을 갖도록 돕기 위해 고열량·저영양 식품과 정서 저해 식품, 고카페인 함유 식품 판매를 제한 또는 금지하고 있는데요,
*정서 저해 식품: 사행심을 조장하거나 성적인 호기심을 유발하는 등 어린이의 건전한 정서를 해할 우려가 있는 식품.
현재 교내 매점에서 판매하는 식품들의 영양성분도 엉망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커피 판매를 금지할 거면 빵, 햄버거, 컵라면 등의 고열량·저영양 식품도 문제 삼아야 하는 게 아니냐는 거죠.
일부 식품의 교내 판매 금지로 식습관 개선은커녕, 오히려 학생들을 학교 밖으로 나가게 만든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실제 서울에 위치한 D고등학교 정문 앞에는 불과 80여m 거리에 편의점이 있어, 학생들 다수가 이곳을 이용하고 있는데요.
아파트 단지가 인접해 있다 보니 일반 편의점이 가까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덕분에 학생들은 간식을 사 먹기 위해 밖으로 나가게 되고요.
"어차피 매점에서 못 사면 밖에서 사 오면 되는데 왜 금지하는 거죠? 쓸 데 없다고 생각해요" - 서울 소재 D고등학교 장 모(19) 씨
서울시는 8천553곳을 '그린 푸드 존'으로 지정(2017년 9월 기준)해 학교 주변 조리·판매 업체의 건강 저해 식품 판매를 관리·감독 합니다. 다만 판매를 실제로 '금지'시키는 경우는 매우 드문데요.(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그린 푸드 존: 학교와 학교 주변 200m 안에서 어린이 건강을 해치는 건강 저해 식품과 불량식품 등의 판매를 관리·감독하는 제도. 어린이 식품안전보호구역이라고도 함.
때문에 교내 판매가 금지된 이후에도, 얼마든지 편의점에 나가 고카페인 커피를 사 먹을 수 있습니다. 사실상 개정안이 큰 의미가 없는 것이죠.
가장 중요한 건 학생들이 건강 저해 식품을 먹지 않아도 될 상황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겁니다. 건강에 나쁜 줄 알면서도 먹는 건 학업에 열중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 때문이죠.
학교가 끝나면 학원과 과외 수업 들으러 급히 이동하고, 밤 늦게까지 집중해야 하니 패스트푸드나 카페인이 든 음료에 자연스럽게 손이 가게 됩니다.
몸에 좋은 음식이 최고의 보약이라고 하죠. 학생들이 마음 편히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 일부러 금지하지 않아도 몸에 나쁜 음식, 스스로 찾지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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