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야생 조류의 '불편한 동거' / YTN (Yes! Top News)

  • 6년 전
[앵커]
보통 숲이나 하천 근처, 고지대에 사는 야생 조류가 도심 한가운데 둥지를 트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신기하고 반갑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새들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어서 안타까움도 큽니다.

허성준 기자가 취재합니다.

[기자]
아파트 단지 옆 조경수에 백로 백여 마리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인근의 도심 하천에서 먹이를 잡아먹으며 번식을 시작한 겁니다.

주민들은 백로 떼의 울음소리와 배설물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심영초 / 대구 동인동 : 상당히 냄새도 많이 나고 소리도 산란기가 되니까 소리도 듣기 안 좋고, 잠을 설치는 노인들도 많습니다.]

아파트 베란다에 야생 매가 둥지를 틀었습니다.

크기가 작아 귀엽게 느껴지지만, 날카로운 부리와 발톱을 가진 엄연한 맹금류입니다.

새끼를 키우는 만큼 낯선 사람들의 접근에 경계의 눈빛이 가득합니다.

[하세천 / 경북 구미시 : 어차피 우리 집에 들어왔으니까 같이 잘 살면 좋겠고요. 황조롱이가 갈 데가 없으니까 이렇게 인간의 영역에 들어와서 더불어 사는 건데 한편으로는 불쌍한 생각도 들더라고요.]

이처럼 야생 조류가 도심까지 진출하는 이유는 바로 '먹이' 때문입니다.

도시화가 확대되면서 삶의 터전이 줄어들자 주택가로 파고든 겁니다.

사람의 불편함도 크지만, 새들도 건물에 부딪히고 차에 깔려 목숨을 잃는 등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박희천 / 경북대 생물학과 명예교수 : (새들이) 먹이를 따라서 들어오다 보면 순간적으로 강렬한 도심의 불빛에 시력을 잃어서 도로에 충돌하거나 건물에 충돌해 다치는 사례가 굉장히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도심 하천 주변에 숲이 우거진 공원을 조성하는 등 야생 동물을 고려한 도시 디자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YTN 허성준[hsjk2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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