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기상도] 제철 만나 맑은 기업 vs 역풍 맞아 흐린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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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기상도] 제철 만나 맑은 기업 vs 역풍 맞아 흐린 기업

[앵커]

물가를 빼면 경제지표가 조금씩 개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글로벌 메신저 라인을 둘러싼 한, 일 기업 간 갈등이 부각된 한 주였습니다.

지난 주간 있었던 다양한 기업소식들 기업기상도로 살펴보시죠.

김종수 기자입니다.

[기자]

한 주 기업뉴스 리뷰 주간 기업기상도입니다.

길어지는 고금리에 가계부채가 3년 반 만에 경제규모보다 적어졌다고 합니다.

금융안정엔 좋지만 그만큼 고금리에 시달렸다는 뜻이고 기업도 마찬가지일 텐데요.

한 주간 맑고 흐린 기업을 찾아 기업기상도 시작합니다.

첫 맑은 기업은 롯데웰푸드, 동원F&B 입니다.

가격 인상을 놓고 정부와 눈치 싸움 중인데 1분기 실적은 활짝 갰습니다.

과자부터 냉동식품, 햄까지 만드는 롯데웰푸드의 1분기 영업이익은 373억원, 1년 전에 비해 2배가 됐고요.

김, 참치 명가인 동원F&B는 499억원, 1년 전보다 15% 늘었네요.

롯데는 해외 성과, 동원은 가정간편식 호조 덕이랍니다.

실적 개선은 좋은 일인데 문제는 이들 업체가 작년엔 양을 줄이는 방식으로 값을 올리더니 가격을 또 올리거나 올릴 예정이란 점입니다.

원가가 안 오른 제품만 잘 팔려 실적이 좋을 수 있겠지만 고물가에 비명이 넘치고 대통령까지 나선 이때 인상 요인을 최대한 흡수하는 게 ESG경영이고 멀리 보는 마케팅이 아닐지요?

이번엔 제주항공입니다.

여행 바람이 불며 항공업 형편이 다 좋아졌지만 여기가 좀 더 두드러집니다.

1분기 성적표를 보니 매출이 약 5천500억원, 영업이익은 751억원.

매출은 1년 전보다 28% 늘었고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입니다.

코로나 사태 전보다 좋아졌다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필리핀, 괌·사이판은 물론, 최대 호황지인 일본에 국내항공사 중 가장 많이 실어 날랐습니다.

회복이 먼 중국노선의 악영향이 적었던 겁니다.

대한항공 등 다른 항공사들의 실적도 뚜렷한 개선세입니다.

코로나 때 비상지원을 받던 시기가 지나 호황국면이 온 셈입니다.

이제 흐린 기업입니다.

먼저 네이버입니다.

일본을 제패한 메신저 라인이 근본적인 위기를 맞았습니다.

지분구조까지 재검토를 요구한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에 이어 일본 라인야후가 실적발표 설명회에서 작년 정보 유출 사태를 이유로 조직을 개편한다며 유일한 한국인 이사이자 라인을 만든 신중호 최고제품책임자를 이사회에서 뺐죠.

일본쪽이 대주주가 돼야한다는 생각을 실토했고 네이버에서 기술독립도 하겠다네요.

지분 협상 중인 점도 인정했습니다.

이런 것을 개발은 못 하지만 이리하면 일본 것이 된다고 믿는 듯합니다.

정부는 네이버가 부당대우를 받지 않도록 하겠다지만 이대로면 미국, 중국 외 유일한 다국적 플랫폼이 넘어갈 것이란 위기감이 커집니다.

눈 뜨고 라인 베이기입니다.

이번엔 쿠팡입니다.

중국 유통 공룡들과 일전에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했습니다.

매출은 1년 새 28% 늘어난 9조4천억원대, 처음 9조원을 넘었는데 문제는 수익성입니다.

영업이익이 61% 급감한 531억원에 순손익은 7분기 만에 319억원 적자로 돌아섰는데, 투자은행들의 1천500억원 안팎이라는 순익 예상을 완전히 빗나간 겁니다.

쿠팡은 알리 등 중국 이커머스업체 대응 투자와 명품 플랫폼 파페치 인수 비용 등을 이유로 꼽았습니다.

한국서 벌어지는 미중 플랫폼간 혈투, 쿠팡도 쿠팡이지만 토종업체들도 제대로 된 대응이 시급합니다.

다음은 스크린골프 최강자 골프존입니다.

개인정보 파일서버 관리 소홀로 221만 명의 이름, 전화번호가 유출돼 국내업체로는 역대 최대 과징금을 받았습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발표를 보면 골프존은 코로나19로 재택근무를 하던 때 가상사설망을 도입해 외부에서 ID, 암호만으로 접속할 수 있게 했는데 작년 11월 해커의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개인정보가 대량 유출됐습니다.

그런데 회사는 전 직원이 쓰는 파일서버에 개인정보가 저장, 공유되는 사실을 몰랐고 점검도 소홀했다는 게 개보위의 설명입니다.

개인정보 관련 과징금이 가장 많았던 국내 기업은 그간 LG U+의 68억원이었는데 골프존은 75억원을 물게 됐습니다.

마지막은 현대엔지니어링입니다.

입주를 앞둔 아파트의 대량 하자 소식에 구설에 올랐습니다.

자재가 폭등, 코로나 사태, 숙련인력 부족이 겹쳐 몇 년째 아파트 부실 공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이번엔 현대엔지니어링이 지은 전남 무안의 아파트가 문제 됐죠.

바닥은 뒤틀리고 벽면은 휘어진 모습에 엘리베이터 안내판까지 떨어져 있는데, 집마다 100건 넘는 하자에 전체 하자가 6만 건이란 소식도 있더군요.

'역대급 하자'란 비판에 현대엔지니어링은 구조상 문제가 아니고 보수하면 된다고 했지만 결국 무안군이 품질점검단을 투입해 하자파악에 나섰습니다.

그런다고 대량하자가 사라지진 않겠지만요.

반도체, 배터리에 이어 메신저 라인까지, 한국 기업들이 바깥에서 정치적 요인으로 인해 직면하는 압박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정부의 정책이 바로 경제안보가 아닌가 합니다.

지금까지 주간 기업기상도였습니다.

PD 임혜정

AD 최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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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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