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홍콩 ELS 긴급 현장점검

  • 6개월 전


[앵커]
주가 연계 증권 상품 ELS, 은행이 권유하면 어떤 상품인지 잘 모르고 가입하기도 하죠.

홍콩 주가가 반토막 나면서 홍콩 H지수와 연계된 ELS 상품의 대규모 원금 손실이 예상됩니다.

정부가 급기야 최대 판매사인 KB국민은행에 대한 현장점검에 들어갔습니다.

박지혜 기자입니다

[기자]
2021년 노후자금 9억 원을 원금이 보장되는 3개월 단기사채에 재투자하려고 은행을 찾아간 70대 이모 씨.

[이모 씨 / 홍콩 ELS 투자자]
"'(은행원이 단기사채) 6개월짜리밖에 없다' 딱 얘기를 하는 거예요. 그래서 그러면 어떻게 하냐 했더니 여기 모니터에서 녹음한 게 나오면 지난 번처럼 대답만 하면 된다는 거예요."

6개월 뒤에야 자신이 가입한 상품이 홍콩 H지수가 연계된 주가연계증권 홍콩 ELS란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ELS는 기초자산이 되는 지수가 3년 만기 시점까지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하면 약속한 이자를 주지만 기준보다 지수가 급락하면 원금을 날릴 수 있는 초고위험 상품입니다.

하지만 손실 가능성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부족했습니다.

[가입 권유 은행 직원 (2022년 6월)]
"이게 만기가 되면 말씀드린대로 원금, 이자 다 드리는 상품이에요. 조건이 맞으면. 근데 막 지금 마이너스가 났다고 해서 막 마이너스가 나는 상품이 아니에요."

문제는 홍콩H지수가 2021년 2월 고점을 찍은 뒤 최근 반토막 났다는 점입니다.

ELS 투자자들의 대규모 원금손실이 예상되면서 금융감독원은 이번주부터 은행권 판매 실태 조사에 나섰습니다.

올해 6월까지 팔린 홍콩 ELS 잔액은 20조 5천억 원.

이중 은행을 통해 16조 넘게 팔렸는데, 그 중 가장 판매량이 많은 KB국민은행에 대한 현장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국민은행 측은 "원금 손실 가능성에 대해 수차례 확인 절차를 거쳤다"고 해명했습니다.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만 4조원이 훌쩍 넘는 가운데, 금감원은 은행의 불완전 판매 여부를 따져볼 전망입니다.

채널A 뉴스 박지혜입니다.

영상편집 : 박혜린


박지혜 기자 sophia@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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