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좋은 한국서 교육받길”…제주에 아들 버린 중국인 아빠

  • 8개월 전


[앵커]
중국인 아버지가 제주도까지 와서 8살 아들을 버렸습니다. 

자신은 키울 형편이 안 되는데, 환경이 좋은 한국에서 교육받길 원한단 이유였습니다. 

강보인 기자입니다. 

[기자]
흰색 옷차림의 남성이 주변을 서성이더니 잠시 후 자리를 뜹니다.

2시간쯤 뒤, 이불을 뒤집어쓴 아이가 두리번대며 누군가를 계속 찾습니다.

갑자기 사라진아빠를 찾는 겁니다. 

부모를 잃은 아이가 있다는 경찰 신고가 접수된 건 지난달 25일 아침 8시 20분쯤.

경찰은 현장에서 8살 중국인 아이를 발견했습니다.

아빠가 떠난 자리엔 짐가방과 편지가 놓여 있었습니다.

영어로 쓰인 손편지에는 자신을 실패한 아빠라 칭하며 아들이 환경이 나은 한국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자라길 바란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아빠 추적에 나선 경찰은 아동보호 시설 상담사로 위장해 보호자의 신원 파악이 필요하다는 설득에 나타난 아빠를 긴급 체포했습니다.
 
조사 결과 아빠는 아들과 함께 지난달 14일 무비자로 제주에 들어왔습니다.

경비가 떨어지자 노숙 생활을 하다가 공원에서 아들이 자는 동안 현장을 떠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아빠는 경찰에서 "중국에서 아내 없이 양육하며 아들을 잘 키울 여건이 안됐다"고 진술했습니다.

[신승우 / 제주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장]
"아이를 한국에서 키우게 하면 좋은 환경에서 좋은 교육을 받으면서…"

검찰은 아빠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해 재판에 넘겼습니다.

아들은 중국에 있는 친지에게 보내졌습니다.

채널A 뉴스 강보인입니다.

영상취재 : 김한익 양유신 (스마트리포터)
영상편집 : 방성재




강보인 기자 riverview@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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