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기자]‘외교의 달’ 된 5월…기시다 답방 빨라진 이유

  • 작년


[앵커]
아는 기자, 아자 시작합니다. 이번 주말 기시다 일본 총리가 한국에 올 것 같은데요. 정치부 유승진 기자와 전후 사정을 살펴보겠습니다.

Q. 유 기자, 미국에서 오자마자 곧바로 한일 정상회담이 이어지는 숨 가쁜 일정이 될 것 같네요?

네, 어제 윤석열 대통령이 5박 7일 방미 일정을 마치고 돌아왔는데요,

일주일 뒤인 7일, 기시다 총리가 한국을 방문해 한일 정상회담을 여는 일정이 막판 조율중입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고요, 약 열흘 뒤에는 일본 히로시마에서 주요 7개국, G7 정상회의가 열립니다.

여기서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크거든요. 

5월 한 달 그야말로 '외교의 시간'인 셈이라, 대통령실은 외교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Q. 기시다 총리의 답방이 예정보다 빨라진 감이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시청자 분도 한미회담의 성과인지 물어보셨어요. 미국이 일본에게 요청한 거 아니냐는 거죠?

일단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일본이 먼저 오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합니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일본의 의지에 미국과 우리 정부의 이해관계도 맞아떨어졌다.

우리 입장에서는 주도권을 쥐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지난달 선제적인 일본 방문으로 일본도 화답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겁니다.

미국 입장에선 한미일 전통적인 협력 복원의 동력을 이어갈 수 있게 됐습니다.

한일 정상 셔틀외교를 완벽하게 복원한 뒤 이달 말 한미일 정상이 만나 삼각 공조를 굳건하게 과시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일본의 입장에선 초조함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Q. 이 대목이 흥미롭네요. 일본은 왜 초조한 걸까요?

가장 큰 요인으로는 한미 간 워싱턴 선언을 꼽을 수 있는데요. 미국이 한국과 양자 관계에선 전례가 없는 핵 협의그룹을 신설하기로 했죠.

핵전력 운용에 있어 한국의 입장을 기존보다 더 반영해 주겠다고 나선 건데, 일본도 북핵 위협에서 자유롭지 않잖아요.

일본이 한미와 함께 핵협의그룹에 참여하는 안이 거론됐다는 보도도 나왔지만 우리 측에서는 한미 간 양자 협의라며 선을 긋고 있습니다.

Q. 그런데 정상회담이 일주일 만에 갑자기 성사되고 그러기도 하나요? 준비할 것도 많을 텐데요.

셔틀 외교는 두 정상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현안이 있으면 수시로 만나자는 취지거든요.

그래서 과거 전례를 봐도 1박 2일은 물론 당일치기 일정도 있었습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지난 2009년 1월 아소 다로 당시 일본 총리가 1박 2일로 방한했고, 이후 약 6개월 뒤에 이명박 전 대통령은 당일치기로 도쿄로 날아가 한일 회담을 한 바 있습니다.

Q. 그럼 1박 2일이 유력하다는데 와서 뭘 하나요?

지난 3월 한일정상회담 때 두 정상의 기자회견은 있었지만 공동선언은 없었죠.

이번에도 공동 선언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입니다.

대신 두 정상은 친교의 시간을 통해 관계 복원을 알릴 걸로 보이는데요,

앞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도쿄의 경양식 집에서 한국 소주와 일본 맥주를 나눠마시며 친교의 시간을 가졌죠.

이때 기시다 총리가 "한국 방문 때 이런 소통의 자리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했던 만큼, 이번에는 윤 대통령이 비슷한 형식의 만찬 자리를 만들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은 한국을 찾은 노다 총리를 한식당으로 데려가 양념갈비와 소주를 대접한 바 있습니다.

Q. 기시다 총리가 오면 과거사 부분에 대한 언급이 있을까요?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가족 15명 가운데 10명이 배상금을 받았지만, 5명은 아직 정부의 해법안에 동의하지 않고 있습니다.

기시다 총리가 직접적인 사과를 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한일 소식통 분위기인데요.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이번 방한 때 직접적인 사죄가 있어야 하냐"는 질문에 "한국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일들을 일본이 해야한다"며 에둘러 필요성을 말했습니다.

Q. 윤석열 대통령, 순방 징크스라는 말도 있었는데 오늘 나온 여론조사보니까 조금 올랐더군요. 미국 순방 이후에요.

네, 오늘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지난주보다 1.9%P 올랐습니다.

상승 폭이 크지는 않지만 4주 만에 반등한 건데요,

그동안 '순방 징크스'라고 불릴 만큼 순방 때 논란으로 지지율이 떨어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3월 일본 다녀온 이후 지지율은 4%p 하락했고, 지난해 9월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때는 '바이든 날리면' 논란 등으로 지지율이 2주 만에 9%p나 떨어졌습니다.

이번에는 그건 막은 거죠.

윤 대통령은 내일 국무회의를 통해 국민들에게 직접 방미 결과를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Q. 그러고 보면 곧 취임 1주년이군요. 5월 10일 취임했는데 뭘 준비하는 게 있습니까?

한일 정상회담이 오는 7~8일에 이뤄지면 그 직후인 10일에 취임 1주년을 맞게 됩니다.

취임 1주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여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방미 성과를 설명하기 위해 여야 신임 원내대표를 함께 초청하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유승진 기자 promotion@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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