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난민 포용한 폴란드…외국인 혐오 정부의 역설

  • 작년
우크라 난민 포용한 폴란드…외국인 혐오 정부의 역설

[앵커]

우크라이나와 해묵은 원한이 있는 폴란드가, 이번 전쟁 이후 유럽 최대 난민 수용국이 됐습니다.

사실 폴란드는 민족 동질성이 강해 유럽으로 밀려드는 난민들에게 가장 배타적인 국가로 꼽히는데요.

폴란드가 우크라이나 난민 200만 명을 받아들인데는 러시아를 더 큰 적으로 인식했기 때문입니다.

한미희 기자입니다.

[기자]

러시아의 침공 이후 고향을 떠난 우크라이나인 중 200만명은 현재 국경을 맞댄 폴란드에 머물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난민에게 가장 포용적이라고 알려진 독일의 두 배입니다.

"공포가 일어나는 곳에서 공포와 함께 인간애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인간에 대한 존경과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민족 동질성이 강한 폴란드는 전쟁 전까지만 해도 벨라루스를 통해 넘어오는 중동과 아프리카 난민을 막기 위해 국경에 장벽을 세웠습니다.

현 대통령은 2015년 유럽 난민 사태 당시, 반난민 정서에 힘입어 당선된 극우 성향의 인물이기도 합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외국인을 혐오하는 정부가 많은 우크라이나 난민을 받아들이는 역설이 폴란드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전했습니다.

르비우 등 우크라이나 서부는 오랫동안 폴란드의 영토였고, 2차 대전 때 이곳에서 쫓겨난 폴란드인들이 정착한 브로츠와프 주민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반감이 더 깊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폴란드를 침공했던 러시아를 더 큰 적으로 여기는 주민들은 기차를 타고 도착한 우크라이나인들을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섰습니다.

현재 브로츠와프 인구의 25% 이상이 우크라이나어나 러시아어를 쓰고, 학생의 20%가 우크라이나 출신입니다.

브로츠와프대 역사학 교수는 중동이나 아프리카 난민들을 거부해 온 폴란드인들이 우크라인들을 수용한 것은 외모와 관습이 비슷한 같은 민족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폴란드는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고 성소수자를 탄압하면서 유럽연합과 갈등했지만, 전쟁 이후 서방과 우크라이나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면서 입지를 키웠습니다.

연합뉴스 한미희입니다.

#폴란드 #우크라이나 #난민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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