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시위 이어 백발시위…과감해지는 중국의 집단행동
  • 작년
백지시위 이어 백발시위…과감해지는 중국의 집단행동

[앵커]

중국 우한에서 지난주 의료보조금 삭감에 반발하는 노인들의 집회가 있었는데요.

다른 지방으로까지 확산하는 모습입니다.

웬만하면 반정부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 중국에서 집단행동이 점점 더 과감해지는 양상입니다.

베이징 임광빈 특파원입니다.

[기자]

중국 우한시 청사 앞에서 박수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

마치 축제처럼 흥겨운 분위기와 달리, 가사는 심상치 않습니다.

"구시대는 낙화유수처럼 부서질 것이다. 노예들이여 일어나라. 우리에게 아무것도 없다고 하지 말라. 우리가 반드시 천하의 주인이 되리라"

우한시 당국이 최근 의료보험을 개편하면서 퇴직자의 의료보조금을 3분의 1로 삭감했는데, 여기에 반발한 노인들이 모인 겁니다.

지난 10일 한 차례 대규모 시위를 벌인 집회 참가자들은 우한시 당국을 향해 보험 개편안 철회를 촉구하면서 또 거리로 나왔습니다.

"노인들에게만 칼을 대는구나. 공무원들부터 칼을 들이대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말도 안 된다"

우한 두 번째 시위와 같은 날, 랴오닝성 다롄의 시내 광장에서도 첫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집회에 참가한 노인들은 사복 경찰관으로 보이는 통제 요원들을 향해 분노의 감정을 쏟아냈습니다.

"마오쩌둥 주석이 살아 이 광경을 보면…당신들 앞에 인민이 있습니다. 경찰이 인민들과 맞서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고생이 많습니다."

의료보조금이 줄어든 데는 지난 3년간 고강도 '제로 코로나' 정책을 이어온 탓이란 의심이 노인들의 분노를 키웠습니다.

PCR 검사 비용과는 조금도 관계없다"는 중국 의료당국의 설명도 소용없어 보입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말 백지시위를 통해 '제로 코로나 정책 폐기'를 이끌어 낸 이후 중국 사회의 인식이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 정책에 반하는 목소리에 엄두도 내지 못했던 중국인들이 백지시위 이후 더욱 과감해지고 있다는 진단입니다.

베이징에서 연합뉴스TV 임광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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