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랑야랑]민주당 압수수색 ‘그땐 그랬지’ / 이번에는 ‘황금 갈치’ / 국회의 언어 영역?

  • 2년 전


[앵커]
Q. 여랑야랑, 정치부 김민지 기자와 함께합니다. 첫 번째 주제 보겠습니다. 그땐 그랬지. 어제 검찰이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민주당 의원들과 대치하는 모습인데요.

네,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죠.

그런데 지난해 국민의힘 김웅 의원실을 공수처가 압수수색 나왔을 때 기억나십니까.

당시 민주당의 태도와 다르다는 지적이 나오네요. 비교해봤습니다.

[송영길 /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해 9월)]
"영장 집행을 불법이라고 방해하는 이 국민의힘 행위는 법질서를 부정하자는 것입니까?

[윤호중 / 당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난해 9월)]
"진실 규명 가로막는 야당의 영장 바리케이드, 이제 치워주시길 바랍니다."

[박범계 / 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오늘의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저희가 허락할 수 없다는 말씀 우리의 자존심과 여러 가지 상황들을 고려해서…"

어제 민주당은 특히 정치 탄압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했었죠.

[진성준 / 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윤석열 정권은 야당탄압 정치쇼를 벌이고 있습니다."

[박홍근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늘)]
"야당 인사들에 대한 전방위적인 정치 탄압에만 몰두합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오늘)]
"정치가 아니라 그야말로 탄압입니다."

[김영배 / 당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지난해 9월)]
"어디에 야당 탄압이 있단 말입니까. 뻔뻔하기 그지없는 막장 수사 방해만 있습니다."

달라진 건 지금의 여당도 마찬가지입니다.

[김기현 /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지난해 9월)]
"의원회관에 와서 야당 국회의원의 사무실을 뒤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야당 탄압의 명확한 의도를 가진 것이다"

[정점식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오늘)]
"떳떳하다면 두려울 것이 무엇입니까. 당당하게 영장 집행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합니다."

Q. 여야 모두 내가 압수수색 당하면 탄압, 남이 당하면 정당한 수사, 이런 거네요.

그러다 보니 어제 현장에선 이런 하소연이 나왔습니다.

[호승진 /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 (어제)]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검사고 똑같은 일을 하는데 불과 몇 년 전에 박수치시고 '잘한다, 제대로 해라, 잘하고 있다'라고 하시던 분들이 왜 이제는 다시 정치검찰이라고…."

여야 모두 과거를 돌아보면 좋겠네요.



Q. 다음 주제 보겠습니다. 어제 저희가 전해드렸는데. 또 갈치 얘기가 나왔습니까.

네. 이번에는 국민의힘에서 나왔습니다.

[김행 / 국민의힘 비대위원 (오늘)]
"이재명 대표가 국정감사 거부로 국회를 파행으로 몰고 가는 것은 동료 의원과 민주당을 잡아먹는 황제 갈치 정치이다."

Q. 갈치로 시작해서 대왕 갈치, '황제 갈치'까지 나왔네요.

'내부 총질'에 빗대 갈치 논쟁을 일으켰던 안민석 의원은



 "모 언론에서 전재수 의원의 은빛 머리를 겨냥한 공격이라고 왜곡했다"며 "민주당 정치인들의 꼴이 우스워졌다 갈치 논란은 그만하자"고 했는데요. 

이미 국민들은 누가 갈치인지 판단했을 것 같습니다.



Q. 주제 하나 더 보겠습니다. 수능이 한 달도 안 남긴 했죠? '언어 영역?'은 무슨 얘기인가요?

국회가 마치 언어 영역 시험장을 방불케 할 정도입니다.

말의 뜻을 따지고 물으며 여야가 공방을 벌였는데요.

[소병훈 / 농해수위원장 (오늘)]
"위원장으로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용어 하나는 교정을 해야겠습니다. 어제 날치기라는 말씀을 자꾸 하시는데…."

[이양수 / 국민의힘 농해수위 간사 (오늘)]
"홍길동이 된 기분입니다. 날치기를 날치기라 부르지 못하고. 날치기의 사전적 의미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양수 / 국민의힘 농해수위 간사]
"이거 정확하게 해당합니다. 우리는 홍길동이 아닙니다. 본 것을 사실을 사실대로 얘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Q. 날치기라는 말이 부정적인 의미가 크죠. 우리 국어 단어가 참 미묘하거든요. 어감이.

감사받기 위해 출석한 국립국어원장은 국어 질문을 받기도 했습니다.

[전현희 / 국민권익위원장 (지난 13일)]
"나중에 질의 끝나고 답변드리겠습니다."

[윤창현 / 국민의힘 의원 (지난 13일)]
"왜 이렇게 질척거리십니까? 좀 깔끔하게 하십시다."

[전현희 / 국민권익위원장 (지난 13일)]
"질척거린다는 표현을 쓰셨는데요. 굉장한 성적 수치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배현진 / 국민의힘 의원 (어제)]
"저도 MBC에서 우리말 나들이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6년 넘게 했는데…."

[현장음]
"안녕하세요. 우리말 지기 배현진입니다."

[배현진 / 국민의힘 의원 (어제)]
"이 '질척거리다'가 사전적으로 우리말로서 외설적인 의미가 담긴 말입니까?"

[장소원 / 국립국어원장 (어제)]
"아닙니다. '질척거리다'는 '질다'는 형용사에서 나온 거로 알고 있습니다. 습기가 많다는 뜻이죠."

[배현진 / 국민의힘 의원 (어제)]
"아름다운 우리말이 이런 식으로 오해를 사거나 매도 되는 것, 이거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정확히 하자는 건 좋지만 말꼬리잡기 싸움이 되는 건 곤란하겠죠.

단어 하나 하나에 얽매이지 말고 더 큰 논의를 하면 어떨까요. 

Q. 여랑야랑이었습니다.

구성: 김민지 기자·김지숙 작가
연출·편집: 정새나PD ·배영진PD
그래픽: 김민수 디자이너




김민지 기자 mj@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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