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타고 판돈 키워…5천만 원 턴 내기 골프

  • 2년 전


[앵커]
커피에 약을 탄 뒤 '내기 골프'를 유도해 수천만 원을 가로챈 일당이 구속됐습니다.

이들은 피해자가 내기를 중단하려 하자 얼음찜질에 진통제까지 건네며 골프를 치게 했습니다.

배영진 기자입니다.

[기자]
오전 6시 반, 골프장 클럽하우스 식당.

앉아있던 남성 3명 중 1명이 커피잔에 뭔가를 넣더니 계속 젓습니다.

마약 성분의 향정신성 의약품인 로라제팜입니다.

충청지역 조직폭력배 A 씨 등 일당은 십년지기 지인에게 내기 골프를 하자고 제안한 뒤 약이 든 커피를 몰래 먹였습니다.

커피를 마신 피해자는 무기력함을 느껴 내기를 그만하려 했지만, 이들은 얼음찜질에 진통제까지 건네며 끝까지 골프를 치게 했습니다.

평소 80타 초중반 정도의 실력이었던 피해자는, 이날 104타를 쳐 5천5백만 원을 잃었습니다.

[피해자]
"내가 잃은 걸 자기가 줬다고 돈을 2,700만 원인가를 달라고 협박을 하고. 나 커피 때문에 기억이 전혀 안 나고 몸이 좀 이상했다. 그러니까 자기는 커피도 준 적도 없고."

이들은 약에 취해 정신이 몽롱해진 피해자에게 타당 30만 원 내기 골프를 유도한 뒤 200만 원까지 판돈을 키우는 수법을 썼습니다.

약을 타는 사람, 속칭 '약사'와 내기 골프를 유도하는 '바람잡이', 돈이 떨어지면 현장에서 빌려주는 '꽁지' 등으로 역할을 나눠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했습니다.

피해자 신고로 수사에 나선 경찰은 피해자 몸에서 마약 성분을 확인하고,

일당 중 1명의 차 안에서 범행에 쓰인 약 150알을 찾아냈습니다.

[심남진 / 전북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장]
"피해자도 피의자들 실력을 아니까 안심한 상황에서 같이 내기 골프를 하게 된 거죠."

경찰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사기 혐의로 2명을 구속하고 여죄가 있는지 수사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배영진입니다.

영상취재 : 정승환
영상편집 : 이혜진


배영진 기자 ic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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