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 별세…아들 이한열 열사 곁으로

  • 2년 전
'민주화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 별세…아들 이한열 열사 곁으로

[앵커]

6·10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된 고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가 어제(9일) 82세를 일기로 눈을 감았습니다.

고인은 아들이 숨진 뒤 평생을 민주화운동에 헌신했는데요,

민주화 동지들이 빈소를 찾아 눈물을 흘렸습니다.

김경인 기자입니다.

[기자]

고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가 8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고인은 최근 급성 심근경색으로 시술을 받았지만, 다시 쓰러져 끝내 눈을 뜨지 못했습니다.

1987년 민주화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최루탄에 피격 당해 숨진 이한열 열사의 죽음이 평범한 주부였던 고인의 삶을 바꿨습니다.

그는 아들의 죽음 이후 35년 동안 민주화운동에 헌신했습니다.

용산참사, 세월호 참사 등 부당한 국가 폭력에 항거하는 민주화·인권투쟁 현장에는 항상 고인이 있었습니다.

1998년에는 전국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장을 맡아 422일간 국회 앞 천막 농성을 벌여 '민주화운동 보상법'과 '의문사 진상 규명법' 제정을 이끌어냈습니다.

고인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제33주년 6·10 항쟁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국민훈장을 받았습니다.

"다시는 이 나라 역사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삶을 희생하고 그로 인해 고통을 받는 가족들이 생기지 않는 나라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고인은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민주화 운동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에 앞장섰습니다.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서 민주화 유공자법이 제정되고 아울러서 관련자들의 명예 회복이 되게 하는 게 고인의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빈소는 광주 조선대병원장례식장에 마련됐습니다.

평생 함께 민주화·인권 운동을 했던 동료들이 찾아 눈물을 흘렸습니다.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하신 양반이야. 우리 자식을 보낸 엄마들끼리 마음이 통하고 항상 외로울 때는 서로 말을 하고 그랬는데…"

장례는 사회장으로 치러지며, 장례위원회 명칭은 '민주의 길 배은심 어머니 사회장'으로 결정됐습니다.

발인은 11일 오전으로, 이한열 열사가 잠들어 있는 망월묘역에 안장됩니다.

연합뉴스TV 김경인입니다.

ki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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