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명 ‘미라클’…아프간 탈출 2주 전부터 비밀리 준비

  • 3년 전
내일이면 인천공항으로 아프간인들이 입국하게 되는데요.

관련 사안들 외교안보국제부 김민지 차장과 짚어보겠습니다.

Q. 김 기자, 우리와 인연 있던 391명의 아프간 사람들의 탈출 과정이 쉽진 않았다면서요?

네, 굉장히 비밀리에 진행됐습니다.

사실 외교부 기자단에게 이 구출작전에 대해 알린 건 2주 전 쯤 일인데요.

당시 탈레반이 카불을 함락한 만큼 이 사실이 알려지면 아프간 사람들의 안전을 위협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엠바고를 걸어놨습니다.

방금 외교부에서 공지가 나왔지만 무사히 아프간인 391명이 중간 기착지인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Q. 작전명도 미라클이라고 하는데요. 그런 긴박한 상황 속에서 무사히 오는 겁니까?

네, 이 작전에서 가장 어려웠던 건 탈레반의 감시가 삼엄한 카불 공항까지 무사히 집결할 수 있느냐였죠.

이를 우려한 미국 측이 4일 전 회의에서 버스를 타고 오면 어떻겠냐고 제안했고 우리나라가 그 제안에 따라 집결지에서 아프간인들을 버스를 태웠지만 역시 카불 공항까지 가는 길에 위험한 상황도 있었다고 합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A 씨 / 한국 입국 예정 아프가니스탄인]
"아침에 공항으로 향하던 중에 탈레반이 저희를 멈춰 세웠습니다. 공항에 접근하지 못하게 했어요. 그래서 우리는 다른 차를 탔고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 세운 뒤 일정 거리를 공항까지 걸어서 가야 했습니다."

이렇게 이분들이 무사히 카불 공항에 집결하는 동안 우리 군 수송기 석 대는 아프간 수도 카불에 가기 전, 470여 킬로미터 떨어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대기하며 작전을 준비했죠.

일단 가장 큰 수송기는 전술 비행 등 대항 능력이 없어 기착지에서 대기했고 나머지 군 수송기 2대, C130을 통해 작전을 수행했습니다.

실제 한국에서 아프간까지 왕복이 2만 여 킬로미터에 달하는데다 굉장히 힘든 여정이다보니 ‘미라클’이란 작전명이 지어졌다고 합니다.

특히 젖먹이부터 5살 미만의 어린이들도 100명 정도 있었던만큼 수송기 안에 젖병과 분유까지 챙겨갔다고 하고요.

군 수송기는 말 그대로 의자도 없고 화물 짐칸이다보니까, 혹시나 모를 불편을 배려해 매트리스 등도 준비해 갔다고 합니다.

Q. 이들은 특별공로자 자격으로 온다는 거잖아요. 난민하고는 다른 겁니까?

네, 맞습니다. 난민 자격이 아닌 특별공로자로 한국에 온다는 건데요.

하지만 한국에 와서 이 분들이 난민 자격을 신청하고 싶다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아프간에서 우선 단기 비자를 받고 한국에 도착하면 체류해야할 비자가 필요한데 우리 정부가 함께 일한 인연을 감안해 장기체류 특별 비자를 준다는 겁니다.

법무부 측은 특별한 사유로 장기 체류 비자가 발급되는 것이라면서 난민 등 지위를 신청해 심사하거나 유학 등의 사유로 받게 되는 인도적 체류 허가 비자보다는 훨씬 낫다고 하지만, 급하게 항목을 만들어 특별비자를 내준데다, 취업이 가능한 부분 등 앞으로 생활에서 어떤 보장이 가능한지 과정은 여전히 논의 중입니다.

청와대 관계자 역시 이 부분에 대해서 “아프간 분들의 개인 의사에 따라서 난민법 신청이 가능하다며, 일시적 조치로 장기 체류 비자를 내줬다”는 설명을 내놨습니다.

사실상 난민이 될 수 있다는 건데 우리 국민들 일부가 반발하는 만큼 ‘특별 공로자’란 얘길 앞세운 거 같습니다.

Q. 아프간 국민이 오는 게 이번이 끝입니까? 아니면 더 있습니까?

이달 31일이 마지막 아프간 탈출의 데드라인이죠.

미라클 작전을 2주 이상 준비했지만, 이제 시간이 1주일 밖에 안 남았습니다.

이 작전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큰 건데요.

그동안 아프간과 한국의 인연은 한국 정부만으로 맺어진 건 아닙니다.

아프간 바그람 미군 기지 등 10여 년 전 미국의 건설 사업 등을 수주한 한국 기업에서 일한 아프간인들도 최소 300여 명으로 추정되는데요.

하지만 한 정부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일을 받아서 한만큼, 책임은 미국 정부가 져야 하고 또 대다수 아프간인들이 여러 정부와 일한만큼 꼭 우리 정부가 도와줄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네, 지금까지 외교안보국제부의 김민지 차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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