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검문 뚫고 극적인 공항 진입…긴박했던 탈출기
  • 3년 전


내일 입국하는 현지인들은 아프간 국경을 넘어 파키스탄에 있습니다.

탈출 인파로 아수라장이 된 카불 공항에서 이들을 데려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는데요.

긴박했던 과정을 그들의 목소리로 들어보시죠.

김태욱 기자입니다.

[리포트]
카불공항 활주로가 보이는 철책 장벽.

난민들 사이에 무장한 우리 군인이 보입니다.

군인이 펼쳐들고 있는 종이에는 KOREA라고 적혀있습니다.

아직 공항에 진입하지 못한 아프간 현지 조력자들을 찾는 겁니다.

실제 내일 입국 예정인 현지인들이 경험한 공항은 아수라장이었습니다.

[B 씨 / 입국 예정 아프간인]
"여권 소지한 사람들, 그렇지 못한 사람들 모두 공항 입구로 들어가려고 하고"

[A 씨 / 입국 예정 아프간인]
"(탈레반이) 공항에 접근하지 못하게 했어요. 우린 다른 차를 탔고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 세운 뒤 일정 거리를 공항까지 걸어서 가야 했습니다."

수도 카불에 진입해서 공항으로 향하는 길도 조마조마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합니다.

[C 씨 / 입국 예정 아프간인]
"탈레반 검문소에 걸리지 않기만을 바랐어요. 저희가 택한 길은 주택가 사이에 있는 매우 작은 골목길이었어요."

탈레반 세력에 있는 지인들을 생각하면 마음 한편이 허전합니다.

[B 씨 / 입국 예정 아프간인]
"탈레반이 아프간 전역을 장악했고, 이젠 외국에 협력한 사람들을 색출하고 있어요."

목숨을 걸고 정든 고국을 떠났지만 남겨진 혈육 걱정도 앞섭니다.

[A 씨 / 입국 예정 아프간인]
"(아프간에 남아있는) 제 어머니를 포함한 일부 가족들이 정말 걱정입니다."

가족의 미래를 생각하면 불가피한 선택이었습니다.

자신들을 받아준 한국에 감사 인사도 빼놓지 않은 이들은 카불공항 활주로를 떠나서야 안도했습니다.

[C 씨 / 입국 예정 아프간인]
"그렇게 해야 했어요. 저와 제 가족의 목숨을 위해서죠"

[A 씨 / 입국 예정 아프간인]
"정말 감사합니다. 한국인들에게 정말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채널A 뉴스 김태욱입니다.




김태욱 기자 wook2@donga.com
영상편집 : 구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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