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지키려 온몸으로 버텼지만…어린이집 교사 참변

  • 3년 전
◀ 앵커 ▶

전남 순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원생을 마중 나온 선생님이 경사로에 밀린 학부모의 차량에 치여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다급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차량을 잡고 아이를 보호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전남 순천의 한 어린이집.

학부모가 운전석에서 내린 승용차가 슬금슬금 앞으로 움직입니다.

울타리에 걸려 멈춰선 승용차.

이때 어린이집 교사 35살 A 씨가 아이의 등원을 돕기 위해 차 옆으로 다가옵니다.

학부모가 조수석으로 탄 직후 차가 한 차례 덜컹하더니 갑자기 뒤쪽으로 쭉 밀려나기 시작합니다.

A 교사가 놀라 조수석 문을 붙잡아보지만, 차는 바로 뒤 경사면을 따라 점점 빨리 미끄러집니다.

[목격 교사]
"갑자기 선생님이 소리를 지르더라고요. '선생님 차 뒤로 밀려간다'고… 대형사고가 날 것 같아서…"

끝까지 아이를 살피며 차를 세워보려 애썼던 A 교사는 차량과 함께 떠밀리다 철제문에 부딪혀 숨졌습니다.

## 광고 ##뒤로 밀리기 시작한 승용차는 이곳 철제 구조물을 들이받고서야 멈췄습니다.

A 교사의 잃은 동료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동료 교사]
"다른 교사들 간의 배려심도 굉장히 깊고 심성이 고운 선생님이셨어요. 아이들 평소에도 항상 사랑으로 안아주시고."

학부모와 아이 역시 사고 충격으로 병원에 입원했지만,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차량을 운전했던 학부모는 자동으로 차를 세우는 '오토홀드 기능'을 사용해 주차했고, 차가 밀려 내려갈 당시 차 안에서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학부모를 입건해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강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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