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뉴스프리즘] 軍 성범죄 근절 확실한 해법은?

  • 3년 전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軍 성범죄 근절 확실한 해법은?

[오프닝: 이준흠 기자]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시민의 눈높이에서 질문하고, 한국 사회에 화두를 던지며,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가는 시작합니다! 이번 주 이 주목한 이슈, 함께 보시죠.

[영상구성]

[이준흠 기자]

성추행 피해자인 공군 부사관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 큰 충격을 줬습니다. 어렸을 적 꿈이었던 조직은 범죄를 응징하기는커녕, 회유하고 2차 가해까지 저질렀습니다. 현재 사건 수사와 국방부 대응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먼저 신새롬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국민적 공분 일으킨 '성추행 피해 여중사 사망사건' / 신새롬 기자]

상관의 성추행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공군 중사의 영안실입니다.

숨진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아직도 빈소는 차려지지 못했습니다.

유족들은 딸의 억울함을 풀어주어야만 보낼 수 있다고 말합니다.

"분명히 여기 오신 분이 너 한 풀어주실 거야. 너 편안하게 쉴 수 있을 거야. 엄마가 못 알아줘서 정말 미안해."

지난 3월, 저녁 자리 뒤 귀가 차량 뒷자리에서 선임에게 강제추행을 당한 이 중사는 이튿날 피해 사실을 정식 신고했습니다.

청원 휴가를 받고 부대 전속도 요청했지만, 2차 가해에 시달리던 이 중사는 다시 출근한 지 나흘 만에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고 국민 여론이 악화하자 국방부는 사건을 국방부 검찰단으로 이관하고,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습니다.

"민간 전문가도 참여하고 조언을 받아 가면서 투명하게 수사하도록 하겠습니다. 딸을 돌본다는 그런 마음으로 낱낱이…"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은 사건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고, 대통령은 이 중사의 추모소를 방문하고, 대국민 사과도 했습니다.

"아직도 일부 남아있어 안타깝고 억울한 죽음을 낳은 병영문화의 폐습에 대해 국민들께 매우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사건이 국방부로 이관된 지 이틀 만에 성추행 가해자 장 중사는 구속됐고, 강제 추행과 보복 협박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피해자를 회유하고 사건을 은폐하려 한 혐의 등을 받는 '2차 가해' 핵심 인물인 노 준위와 노 상사 2명 역시 구속된 가운데, 군검찰 심의위원회는 추가 수사를 주문했습니다.

피해자가 전속했던 15비행단 부대원과 20비행단 군검사 등을 비롯해 피의자로 입건돼 조사를 받는 사람은 모두 13명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피해 신고 후 부대 내 조치와 보고 체계가 '먹통'이 된 이유는 오리무중입니다.

"정상적인 절차에 따르면 지휘체계를 따라서 보고하는 라인이 있고, 양성평등센터를 통해 보고하는 라인이 따로 있고, 군 수사단계를 통해 보고하는 라인이 있는데, 그 3가지가 모두 작동하지 않아서 국방부에서 이 사건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무슨 이유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는지 분명히 수사를 하고 확인해야 한다…"

또 부실 수사 혐의를 받는 20비행단 군사경찰에서 아직 한 명도 피의자로 입건되지 않은 것도 문제로 꼽힙니다.

군사경찰은 가해자 장 중사가 보낸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사과로 인식했다고 진술하는 등 의혹의 상당 부분이 사실로 확인됐지만, 직무유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조사본부의 '제 식구 봐주기'식 수사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국방부 검찰단과 조사본부 등 합동수사단이 수사에 착수한 지 한 달이 다 되어갑니다.

하지만,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 국정조사와 특검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사건 은폐에 가담한 관계자들에게 확실한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군은 신뢰 회복의 마지막 기회를 놓치게 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연합뉴스TV 신새롬입니다

[코너:이준흠 기자]

저도 군대를 다녀오긴 했지만, 각종 무기를 다루는 군대는 계급과 상명하복 문화가 '핵심'이라고 할 정도로 특수한 조직이죠.

이런 군 특유의 조직문화가 성범죄 가능성을 높일뿐더러, 제대로 후속 조치도 이뤄지지 않게 만든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故 이 중사 사건의 경우, 성추행 가해자인 장 중사는 같은 '중사' 계급이었지만 이 중사의 '선임'이었습니다.

이 중사 사건을 알고도 신고를 미루며 회유한 노 상사, 과거 이 중사를 직접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노 준위 등 '2차 가해자들' 역시 이 중사보다 높은 계급입니다.

지난해 군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 여성 피해자를 보면, 10명 가운데 6명은 계급이 낮은 중·하사입니다.

반면 남성 가해자 대부분은 선임 부사관이나 영관 장교입니다.

더 큰 문제는 후속 조치가 제대로 안 된다는 점입니다.

군 성범죄는 과거에도 여러 번 있었고, 피해자가 발생할 때마다 개선돼, 사실 성범죄 대응 체계는 잘 갖춰진 편입니다.

하지만 조그만 사건·사고도 조용히 넘어가자, 좋은 게 좋은 거다, 이런 분위기가 여전히 남아있는 것도 사실이죠.

이번 사건의 흐름 역시 피해자가 용기를 내 신고했지만 조사 개시에 2주나 걸렸고, 이 사건에 대한 공군참모총장 보고도 한 달 넘게 이뤄졌습니다. 더 큰 문제는 모두 보고를 받고도 조치를 제대로 안 했습니다.

결국 덮고, 숨기고, 있는 매뉴얼도 따르지 않은 끝에야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죠.

피해 구제 대신 돌아온 2차 가해와 조직적 은폐를 지켜보며 피해자가 느꼈을 무력감과 절망감, 짐작조차 어렵습니다.

미국을 우스갯소리로 '천조국'이라고 부릅니다.

국방비가 거의 1,000조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이 천조국, 미국에서도 군내 성범죄는 끊이지 않아, 한해 2만 명 정도가 피해를 입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동안 버티던 군 지휘부조차 결국 성범죄 사건 처리를 군 내 조직이 아닌, 외부 기관에 맡기는 방안에 손을 들어줬습니다.

'아군에 의한 아군의 공격'이 자정 작용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한 셈입니다.

이런 해외 선진국의 움직임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군 내 성범죄로 피해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건 이번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러 구조적인 원인이 있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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