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플 굽고 쁠롭 먹고…코로나 시대 랜선 ‘먹방 외교’
  • 3년 전
지난해 전 세계 관광객은 1년 전보다 반의 반 토막이 났습니다.

관광도 관광이지만 문화교류는 사실상 끊긴 셈이죠.

민간인도 그런데 하물며 직업 외교관은 오죽할까요.

교류가 어려워진 코로나시대 외교관들은 어떻게 ‘외교’를 하고 있을지 김민지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술과 안주를 꺼내 앉으니 여행 준비 완료.

비행기를 탔지만 단 3초 만에 목적지인 고치현에 도착합니다.

참가비만 내면 선물받은 술과 안주를 즐기며, 양조장과 그 지역 명소를 랜선 여행하는 겁니다.

[현장음]
"'주(酒)학여행'을 기리며 '건배'!"

29년 경력 외교관은 문화 교류 아이디어를 여기서 찾습니다.

[기자]
"(한국인도 참여하는) 기회를 만드는 게 가능할까요."

[추조 카즈오 / 일본 문화원장]
"'코로나 시대에는 집에서 즐깁시다'라는 점에 착안해 이번 술은 한국서도 살 수 있으니 한국인들이 같이 마시며 참가하는 것도 좋을 거 같습니다."

SNS에 모인 우즈벡만의 특별한 모습들.

[현장음]
"시작입니다! 기다려왔던 순간입니다."

솥뚜껑만한 크기의 팬에 고기들이 풍덩 떨어집니다.

기름을 많이 넣고 조리하는 우즈벡 전통 볶음밥, 쁠롭. 서울 한복판에서도 맛볼 수 있습니다.

[도니요르 우스마노프 / 주한 우즈베키스탄 외교관]
"한국처럼 음식을 다 같이 나눠먹는 문화예요. 맛있는 쁠롭을 항상 남자가 만든다는 고정관념이 있어요. 저도 나이가 들면서 배워야죠."

K방역 노하우와 한류 스타 이영애의 무료 방영권 선물로, 한국은 더 특별한 친구입니다.

[도니요르 우스마노프 / 주한 우즈베키스탄 외교관]
"'도스틀릭 쿨르파트다 빌리나디', '어려울 때 친구를 알게 된다'란 뜻입니다."

벨기에 설탕을 넣은 반죽이 바둑판 틀에 들어갔다 나오면

[현장음]
"와플 나왔습니다! (고맙습니다.)"

브뤼셀 거리에서 먹던 바로 그 맛.

수교 120주년이라 더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에바 모레 / 주한 벨기에 외교관]
"요즘 거의 나가지 않고 항상 컴퓨터 앞에 있어요. 사람들 만나던 게 정말 그리워요. (하지만 만나고 있죠.) 맞아요, 와플 먹으면서요."

한국 청주와 비슷한 일본 사케 다 같이 먹는 볶음밥 우즈벡 쁠롭 붕어빵 같은 간식 벨기에 와플까지.

타향살이 외교관들이 비슷한 먹거리를 나누고 즐기며 코로나19 이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김민지입니다.

mettymom@donga.com

영상취재: 이승헌 강철규
영상편집: 구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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