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승강기 강요·걸어서 배달…인권위에 진정

  • 3년 전
화물 승강기 강요·걸어서 배달…인권위에 진정

[앵커]

코로나19로 인해 배달 수요가 크게 늘었죠.

그런데 정작 배달 노동자들은 일하기 쉽지 않다며 한숨을 내쉬고 있습니다.

화물 승강기 이용을 강요받고, 아파트 출입이 금지되는 등 차별을 받고 있다는 건데요.

참다못해 인권위에 진정서를 냈습니다.

신현정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로 배달 주문이 접수됐습니다.

승강기를 타려던 배달 노동자 김두하씨, 곧바로 제지당합니다.

"어어, 거기로 가시면 안 되는데요."

입주자용 승강기가 아닌 화물 전용 승강기를 이용하라는 건데, 그 이유가 황당합니다.

"(여기 입구 아니에요?) 주민들 민원 때문에 그래요."

결국 건물 한 켠에 마련된 어두컴컴한 화물 승강기로 향할 수밖에 없습니다.

김씨와 같은 배달 노동자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비슷한 일을 겪는다고 호소합니다.

오토바이를 단지 밖에 세워두고 걸어 들어오라고 요구하는 곳들만 수십여 곳.

헬멧을 벗으라고 하거나, 비가 오는 날에도 우비를 벗고 들어오라고 하는 곳도 있습니다.

"하루에만 해도 3분의 1이라고 볼 수 있죠. 매일 주 5~6일 출근 한다고 하면, 한 달만 해도 몇백 건 이상이…"

배달 노동자들은 주문자에게 배달품을 전달하면서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받고 있다고 말합니다.

"겨울에 패딩 벗고 들어가라는 아파트도 있습니다. '왜 그러냐'라고 했더니 패딩 안에 흉기 집어놓고 입주민을 위해 할 수 있다는 생각이랍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라이더유니온'에 이어 민주노총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냈습니다.

이들은 배달 노동자의 인권침해 실태를 조사하고, 인권이 보장받을 수 있도록 개선안을 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연합뉴스TV 신현정입니다. (hyunspir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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