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사건의 전말…아이 학대 시작한 계기는?

  • 3년 전


정인이 학대 사망사건이 처음 발생한 지난해 10월부터 취재해온 사회부 박건영 기자 나왔습니다.

[질문 1] 박 기자가 확인한 검찰의 공소사실을 보면, 양모가 정인이를 학대하기 시작한 이유가 있다고요?

검찰은 양모 장 씨가 양육 스트레스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봤습니다.

정인이가 음식 투정이 심했고, 정이 생기지 않았다는 핑계를 댄 건데요.

특히 신고가 접수된 뒤 아동 학대 의심을 받자,

어린이집 대신 집에서 정인이를 양육하게 되는데.

이 때 짜증과 분노가 커졌다는 겁니다.

[질문 2] 오늘 박 기자가 양부모 변호인을 만나고 왔는데요. 다음주 재판을 앞두고 양부는 어제 심경의 변화가 생겼다고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양부는 아내에 대한 비판을 "입양가족에 대한 편견"이라며 아내를 줄곧 옹호해 왔었죠.

이 양부, 지방 모처에 있다가 어젯밤 갑자기 서울에 와서 변호사를 만났습니다.

자동차 안에 정인이를 혼자 두고,

애가 우는데도 팔을 강하게 잡아 손뼉을 치게 하는 등

학대 사실을 인정한다고 입장을 바꾼 겁니다.

또 양모가 정인이에게 손을 대는 것도 일부는 알고 있었지만,

"당시엔 훈육 차원인 줄로만 알았다"고 말했다는 겁니다.

[양부모 측 변호사]
"자기 와이프가 (학대)했다는 거에 대한 충격과 실망감. 그런 부분 때문에 조금씩 (아내에 대한) 마음이 무너지는 단계에 계신다."

하지만 양부의 이런 태도도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양부 역시 정인이에 대한 학대에 가담하거나 방임하고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반성한다고 죄가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질문 2-1] 정인이를 마지막 사망으로 이르게 한 폭행에 대해서 양모는 뭐라고 이야기하고 있나요?

양모는 기본적으로 정인이를 때린 건 일부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훈육 차원이었다는 주장인데요.

정인이가 숨진 데 대해 안타까워하고 반성문까지 쓰겠다는 입장인데,

검찰이 공소장에 조목조목 포함시킨 범죄 혐의에 대해서는 앞으로 뭐라고 말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질문 3] 양모에 대해 살인죄를 적용하라는 목소리가 높은데, 가능성이 있나요?

아동학대치사 혐의와 달리 살인죄는 고의성이 있어야 합니다.

양모는 아이를 실수로 떨어뜨려서 사망해 고의가 아니었다고 주장하는데요.

검찰은 정인이의 사망 원인에 대해 재감정을 의뢰했는데,

이 결과에 따라 살인죄가 적용될 수도 있어 공소 사실을 변경할 지도 주목해봐야 합니다.

오늘 의사단체도 논문 등을 바탕으로 양부모를 살인죄로 기소해야 한다는 74쪽짜리 의견서를 내기도 했습니다.

[질문 3-1] 법원에 시민들의 진정서와 꽃이 쇄도하고 있다면서요.

재판이 열릴 법원 앞에는 양엄마의 엄중 처벌을 바란다는 조화가 줄줄이 배달되고 있고요.

진정서도 쏟아지고 있는데요.

이례적으로 재판부는 "진정서를 입력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유무죄 판단 전까지는 진정서를 보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질문 4] 박 기자가 3개월 동안 취재하면서 가장 안타까운 부분은 어떤 거였나요?

저희가 만난 어린이집 관계자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아이를 위한다고 신고했는데 오히려 정인이를 더 고통스럽게 한 건 아닌지 후회가 됐다"는 거였는데요.

신고 이후 구조됐어야 할 정인이가,

오히려 양모의 분노를 키워 더한 폭력에 노출되게 만든 건 아닌지 걱정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질문 5] 정인이의 사망을 막지 못한 경찰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센데 오늘 사과도 우왕좌왕했다면서요?

이 사건 발생부터 취재해 온 저희가 보기에는

초동 대응과 수사 과정에서의 헛점은 물론이고

경찰 최고 책임자의 사과 역시도 말끔하지 못한데요.

경찰청장이 직접 카메라 앞에서 사과한다고 했다가,

돌연 서면으로만 사과문을 내겠다고 번복했는데요.

이에 기자단에서 항의하자, 오후 5시가 돼서야 사과발표를 했습니다.

[김창룡 / 경찰청장]
"담당 관계자에 대해서도 엄정하고 철저한 진상 조사를 바탕으로 국민들께서 납득할 수 있도록 책임있는 조치를…깊이 사죄드립니다."

양천경찰서장을 파면하라는 국민청원도 20만 건 이상 동의를 받았죠.

경찰은 오늘 이 사건의 지휘 책임을 물어 양천서장을 대기발령 했습니다.

'정인아 미안해' 뒤에 붙는 말이 '우리가 바꿀게'인데요. 저희도 책임의식을 갖고 아동학대 근절에 앞장서겠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 박건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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