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진출' 팀 쿡…'도전 직면' 일론 머스크

  • 3년 전
'전기차 진출' 팀 쿡…'도전 직면' 일론 머스크

[앵커]

기업 최고경영자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살펴보는 'CEO 풍항계' 시간입니다.

지난주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 시장 진출 소식이 시장에 충격파를 던졌는데요.

팀쿡의 도전에 직면한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는 마뜩치 않은 표정이 역력합니다.

국내에서도 이를 기회와 도전으로 여기는 기업 CEO들이 있는데요.

배삼진, 한지이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어릴 적 스티브 잡스의 꿈이자 팀 쿡의 소망이었다죠.

IT업계의 거인인 애플이 2024년 자율주행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하면서 시장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팀 쿡이 주가는 많이 올렸지만 혁신이 부족했다는 평가를 이번에 뒤집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2014년 자율주행차 사업인 '타이탄 프로젝트'를 시작해 스타트업 기업을 인수하고 테슬라 수석 엔지니어까지 영입하기도 했죠.

10년만에 그 결실을 내놓겠다는 걸까요.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 진출 움직임은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거대한 변화가 눈앞에 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내연기관차가 다음장으로 넘어가는 게 아닌, 자동차가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IT기기가 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을 확인해주는 것이죠.

충성도가 높은 애플 고객이 많다는 점은 팀쿡의 입장에서 든든한 우군이겠지만, 차 본연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관건이겠죠.

애플의 '아이카' 소식은 현재 전기차 부동의 1위인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에게는 적잖이 당혹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S&P500지수 편입 직후 분위기가 좋았던 테슬라의 주가가 곤두박질 쳤는데요.

이번 소식을 시장은 악재로 받아들인 겁니다.

머스크는 애플이 타이탄 프로젝트를 공개했을 때 애플의 진출을 환영했는데,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심지어 모델3가 나오기 직전인 2017년쯤 테슬라를 지금 시총의 10분의 1인 우리돈 66조에 애플에 넘기려 했는데 팀 쿡이 안만나줬다고 공개했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전기차 시장의 길을 닦아놓으니, 애플이 이제와서 통행료 없이 이용하겠다고 나서는 것 아니냐는 불만인 거죠.

그러면서 중국업체들이 주로 쓰는 리튬인산철로, 모듈을 없애고 모노셀 방식으로 배터리를 만드려는 방식에 뭘 하려는지 안다고 반응했습니다.

잘 될까?, 이쯤으로 해석되는데요.

시장에서는 애플카 등장이 테슬라를 가장 큰 낙오자로 만들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LG가 달라졌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그야말로 LG그룹에도 볕들날이 오는 것인가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사인 캐나다의 마그나와 합작사를 설립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LG전자의 주가가 폭등했습니다.

단숨에 시가총액이 3조2천억원이나 불었습니다.

합작사가 목표로 하는 전기차 부품 시장이 현재 초고속 성장 중인데, 이 분야에 이렇다할 플레이어가 없다는 점이 부각된 겁니다.

LG전자는 이미 전기차의 핵심 구동장치인 모터와 인버터 기술력을 인정 받았는데, 앞으로 급성장이 예상된다고 하죠.

심지어 합작사 LG마그나가 만든 부품이 애플카에 탑재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습니다.

마그나가 바로 타이탄 프로젝트 추진 당시 협력사였기 때문인데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LG디스플레이의 차량용 디스플레이, LG이노텍의 카메라, LG하우시스의 내장재, LG유플러스의 자율주행통신까지 협력범위도 넓습니다.

구 회장이 올해 어떻게 기회를 살릴지 주목됩니다.

올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 아이오닉5를 내놓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일 것 같습니다.

현대차도 애플카는 외면할 수 없는 대상입니다.

앞으로 모빌리티 시장 판도가 어떻게 될지 알고 있는 정 회장 입장에서는 특히 더 그렇습니다.

중국처럼 큰 시장을 가진 것도 아니고, 애플처럼 충성고객도 없습니다.

왜 제네시스를 만들고, N라인을 강화하고 있는지, 도심항공모빌리티에 로봇까지 신경쓰고 있는 모습은 그야말로 절박한 위치에 있다는 반증입니다.

지난해 배터리 동맹으로 불리며 삼성과 LG, SK사업장에서 총수들을 직접 만난 것도 무관하게 볼 수 없습니다.

그런데 미래먹거리인 전기차 부품사업에서 LG마그나와 경쟁해야 하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점은 부담입니다.

마그나 뿐 아니라 LG도 마음만 먹으면 전기차를 만들수 있다는데, 현대차와는 어쩌면 경쟁관계가 될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완성차업체들이 단순한 조립업체로 전락하느냐 마느냐는 기로에서 생존의 키는 IT융합과 기술 내재화밖에 없어 보입니다.

2021년 희망찬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해엔 코로나19로 무척 힘든 한해를 보냈지만 우리 기업과 국민이 하나가 돼 극복했는데요.

신축년 한 해는 우리 경제가 우보천리의 심정으로 성장할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이번주 CEO 풍향계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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