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풍향계] 李·李구도에 尹변수 가세…몸푸는 여야 잠룡들
  • 3년 전
[여의도풍향계] 李·李구도에 尹변수 가세…몸푸는 여야 잠룡들

[앵커]

차기 대선을 1년 3개월여 앞두고, '윤석열 변수'가 급부상했습니다.

1년 가까이 이어졌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독주가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대법원의 무죄 판결 이후 양강구도로 재편된 데 이어, 최근엔 윤석열 검찰총장이 가세해 3강 구도로 재편되는 모습입니다.

이번 주 여의도 풍향계에서는 박초롱 기자가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이들 3강의 지지층을 분석해보겠습니다.

[기자]

두 사람이 한 점에서 만나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는데, 다른 한 사람이 맹렬하게 두 사람을 추격하고 있습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의 모습입니다.

한국갤럽조사에서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지사 지지율은 각각 19%, 윤석열 총장 지지율은 11%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에선 이낙연 대표 21.1%, 이재명 지사 20.9%, 윤석열 총장 11.1%입니다.

이들 세 사람의 지지층은 누구인지, 오랜 기간 선두자리를 유지해온 이낙연 대표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이 대표에게 호감을 보이는 건 전통적 여권 지지층입니다.

갤럽조사에서 이 대표는 호남에서 37%, 서울에선 22%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대통령 후보가 되기 위해선 먼저 민주당 경선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여당 지지층 선호도가 중요한데,

민주당 지지층은 39%가 이 대표를, 27%는 이재명 지사를 지지한다고 답했습니다.

친문 지지층도 지금은 이 대표에게 마음을 주고 있습니다.

한길리서치 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 45.5%가 이 대표를, 28.9%를 이 지사를 지지했습니다.

이낙연 대표의 무기는 안정감입니다.

국무총리 시절 흠 잡힐 데 없는 일 처리 능력을 보여주며 일찌감치 차기 대선주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엄중'이라는 단어를 자주 쓰는 데서 보이는 중량감에 고령층 지지 기반이 탄탄합니다.

60대 이상 지지율에서 이낙연 대표가 이재명 지사를 크게 앞섭니다.

이낙연 대표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공천을 결정하며, 승부수를 걸었습니다.

"후보자를 내지 않는 것만이 책임 있는 선택은 아니며, 오히려 공천을 통해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것이 책임있는 공당의 도리라는 판단에 이르게 됐습니다."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물러나야 하는 내년 3월 초까지 보궐 선거 승리에 '올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 당에 승리를 안기면 대권가도에 탄력이 붙고, 선두 굳히기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재명 지사 지지율은 올해 1월만 해도 갤럽 조사 기준으로 4%였는데, 대법원 무죄 판결 이후 22%까지 뛰었습니다.

여성보다는 남성, 경기지사인 만큼 인천·경기지역 지지율이 높습니다.

이슈를 주도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 지사, '사이다', '돌직구' 같은 수식어가 뒤따르는데, 선명성이 떨어지는 게 약점으로 평가받는 이낙연 대표와 정반대 스타일입니다.

"야당의원 지적에 일베 수준의 조작과 선동, 이러니 국민의짐 그런 말씀 하셨죠."

"네, 제가 짐이라고 한 게 아니고 짐이란 조롱을 듣는 이유다"

"당명을 가지고 국민의 짐이라고 그런 표현을 쓸 수 있습니까?"

"국민의 짐 진짜 안되길 바랍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재난기본소득 논의를 주도하고, 야권을 향한 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이 지사에겐 30~40대에서 지지율이 높습니다.

그러나 지지율이 20% 초반 박스권에서 머물러 확장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옵니다.

최근 한길리서치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4.7%, 1위로 급부상한 윤석열 총장은 추미애 법무장관과의 갈등 속에서 양강구도에 균열을 냈습니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지지율은 1~2% 정도였고, 그나마도 여론조사 항목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윤 총장이 달라졌습니다.

"임기 마치고 나서 정치 하실겁니까?"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좀 천천히 퇴임하고 나서 한번 생각해보겠습니다."

국민의힘 지지자 62%가 윤 총장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날 만큼, 인물난에 시달리는 야권 성향 유권자들의 지지율을 강하게 흡수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이들 절반이 윤 총장을 지지했다는 점도 주목할만 합니다.

정부에 대한 불만을 윤 총장에 대한 지지로 표출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여권의 대항마'로 부상한 윤 총장, 일단은 이낙연 대표보다는 이재명 지사의 지지층 일부를 잠식한 걸로 보입니다.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싫다'는 중도·보수층과 무당층 일부가 옮겨갔다는 분석입니다.

국민의힘은 겉으로는 긍정적 반응이지만 속내가 복잡합니다.

"추미애 장관의 행태 이런 점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 그리고 거기에 대한 윤석열 총장의 응원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당내에선 "윤석열 대망론을 키워준 건 문재인 정권이고 날개를 달아준 건 지리멸렬한 야권"이라는 자조까지 나왔죠.

저조한 지지율에 머무는 유승민, 원희룡, 안철수 등 야권 잠룡들의 발걸음은 빨라질 전망입니다.

먼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야권 재편안으로 보수·중도와 합리적 진보까지 포괄하는 '혁신 플랫폼'을 제안했는데, 윤 총장이 여기에 참여하면 야권에 커다란 도움이 될 거라며 러브콜을 보냈습니다.

이번 주 2022년 대선을 겨냥한 '희망 22'라는 이름의 사무실을 여는 유승민 전 의원은 주택문제 토론회를 열며 여의도에 복귀합니다.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지사가 양강 구도를 형성한 여권에선 정세균 총리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대선 싱크탱크로 불리는 특보단을 꾸리는 등 사실상 대권행보에 시동을 걸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추미애 장관을 향해선 "점잖아져라", 윤석열 총장을 향해선 "자숙하라"고 일침을 놓는가 하면 현안에도 적극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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