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보다]생수병 라벨 없애 ‘재활용 효자’ 만들기

  • 4년 전


생수 페트병에 붙은 비닐 라벨.

재활용할 때는 일일이 떼야 하니까 참 애물단지 입니다.

아예 처음부터 라벨 없는 채로 생수를 팔면 되지 싶은데, 그게 또 말처럼 쉽지만은 않습니다.

왜그런지 경제를 보다. 김단비 기자가 짚어봅니다.

[리포트]
[김단비 기자]
생수를 사러 대형마트에 왔습니다. 디자인은 저마다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수원지와 성분이 표시된 비닐 라벨이 붙어있는데요. 이 비닐라벨에 대해 소비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소비자]
"라벨도 어떤 것은 잘 떨어지는데 어떤 것은 접착제가 붙어있어요. 불편하고."

[이명준 /서울 성동구]
"(어떻게 분리수가 하는지 아세요?) 그거야 알죠. 껍데기(라벨) 벗기고 투명한 것만 버리라고"

생수 라벨은 소비자가 알아야 할 제품 정보를 담고 있지만 분리수거를 할 때는 반드시 제거해야하는 골칫거리이기도 합니다.

페트병은 세척과 분쇄 과정을 거쳐 다양한 형태로 재활용되는데 비닐라벨은 품질을 떨어뜨리는 이물질이 되기 때문입니다.

페트병을 모아 실을 만드는 업체에 가봤습니다.

[현장음]
"폐페트병을 가지고 폴리에스터 원사를 만들거든요. 가방 또는 옷을 만들어서 판매가 가능합니다."

[김단비 기자]
페트병 53개를 재활용해 만든 옷입니다. 손으로 만졌을 때 일반 섬유와는 큰 차이를 느낄 수 없는데요.

이런 옷을 만들기 위해서는 깨끗한 페트병이어야만 가능합니다.

[박용준 / 효성티앤씨 스마트섬유팀 팀장]
"장섬유로 뽑기로 위해서는 이물이 관리돼야하거든요. 현 제품에 가장 많이 나오는 라벨을 붙이는 본드류, 비닐류, 유색페트병 등이 이물로 필터링 되는 부분입니다, 실을 뽑았을 때 끊어지는 문제, 품질을 떨어뜨리는 부분이기 때문에…"

하지만 라벨을 떼지 않거나 오염된 채로 버려진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환경부는 분리 수거가 제대로 되지 않자 아예 몸체에 라벨을 부착하지 않아도 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라벨을 뚜껑에 붙여 버릴 때 일부러 제거하는 번거로움을 없애겠다는 겁니다.

먼지 시도한 곳도 있습니다.

서울시는 재난용으로 병물 아리수를 생산하고 있는데, 아리수 용기에 있던 라벨을 없앴습니다.

또 다른 업체도 지난 1월부터 라벨 없는 생수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습니다.

[강현승 / 롯데칠성 홍보팀 매니저]
"1.5L 기준으로 약 0.8g 라벨을 사용하지 않고 이를 통해 5.5톤 포장지 발생량을 저감했습니다. 비용적인 부분도 증가 요인이 있지만 일단은 환경과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를 위해서 제품을 출시하게 됐죠."

하지만 생수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몸통 대신 뚜껑에 라벨을 붙이려면 생산시설을 바꿔야해 추가로 투자를 해야합니다.

정부 지원도 없는 상황에서 60여 개 업체들 중 얼마나 많은 업체가 동참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음 달부터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의무적으로 투명 페트병은 유색페트병과 분리해 따로 버려야합니다.

페트병의 재활용률을 높이겠다며 정부가 각종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업체와 소비자에게 부담만 되는 정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경제를 보다, 김단비입니다.

kubee08@donga.com
영상취재: 한승희, 김명철
영상편집: 이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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