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맨]‘태풍에 날아온 문어’…한국? 중국? 출처 찾아보니

  • 4년 전


태풍 '하이선'이 한반도를 강타하자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진 사진입니다.

창밖, 폭우가 내리는데 유리창에 낙지나 문어로 보이는 게 달라붙어 있습니다.

누리꾼들은 이 사진 부산에서 찍혔고, 문어가 아파트 창문까지 날아올 정도로 태풍 위력이 셌음을 보여준다는 반응인데,

정말 그런지 따져봤습니다.

먼저 구글 이미지 검색에서 이 사진 출처를 찾아봤는데요.

2018년 6월에도 똑같은 사진 존재했습니다.

당시 중국 누리꾼들이 "칭다오에 비바람이 불자 하늘에서 문어가 떨어졌다"며 사진을 퍼 날랐는데요.

외신과 국내 언론도 중국에서 해산물이 날릴 정도로 태풍 위력이 굉장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럼 이 사진 2년 전 중국 태풍 피해를 찍은 사진이긴 한 걸까요?

사실이 아닙니다.

사진 분석 도구로 살펴보죠. 오른쪽은 문어 사진 이미지의 파장과 화소 정보 등을 분석한 결과인데요.

붉은색일수록 가공된 이미지일 가능성 높다는 뜻인데, 유독 문어 부분만 붉게 보입니다.

[황민구 / 법영상분석연구소 소장]
"유리에 붙어 있으면 눈이라든지 문어의 디테일 정보가 있어야 되거든요. 바깥에 구조물처럼 특정 음영 패턴이 있어야 되거든요. (문어는) 이미지 파일로 보여요."

실제로 외국 이미지 사이트에서 비슷한 문어 이미지를 찾을 수 있었는데요.

이미지를 창문에 붙은 문어에 포개볼까요?

정확하게 일치하죠.

유리창 사진에 문어 이미지를 합성했다는 뜻입니다.

[구정우 /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
"디지털 사회의 명암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보고요. 자극적이고 혐오적인 콘텐츠일수록 그 출처를 따져보고 의심해보는 (대처가 필요합니다.)"

2018년엔 중국, 올해는 한국 태풍 피해 사진으로 둔갑해 돌고 도는 조작 이미지. 속아 넘어가선 안 되겠습니다.

이 밖에도 궁금한 점은 팩트맨! 많은 문의 바랍니다.

서상희 기자 with@donga.com

영상취재 : 이승헌
연출·편집: 정새나 PD
구성: 박지연 작가
그래픽: 한정민, 박소연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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