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일손 끊긴 농가…농민들 “올 농사 망쳤다”

  • 4년 전


하늘길이 막히면 이런 어려움도 생깁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농촌 마을은 한 해 농사를 망칠 위기입니다.

서채리 기자가 농민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리포트]
비닐하우스 채소밭 위로 트랙터가 지나갑니다.

멀쩡한 시금치 밭을 통째로 갈아 엎고 있는겁니다.

이 농장에서 하루 동안 갈아 엎은 시금치 밭만 비닐하우스 5개, 버려진 시금치만 10톤 분량에 이릅니다.

[이용완 / 경기 고양시]
"상품성이 떨어졌기 때문에 시장에 출하를 할 수 없어서 이건 부득이하게 갈아엎게 된 거예요.

수확철이면 외국인 일꾼이 최소 8명은 필요한데 일손을 못 구해 출하 시기를 놓친 겁니다.

[이용완 / 경기 고양시]
"내 자식 어디에 보내는 그런 아픔과도 같은 생각으로 갈아엎게 됐습니다."

배 산지인 경기 안성시의 과수원도 상황은 마찬가지.

[서채리 기자]
"매년 4월 말이면 이렇게 붓으로 배꽃에 꽃가루를 묻혀주는 수정 작업이 한창일 때인데요. 외국인 일꾼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과수원마다 일손 부족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예년 같으면 5만 제곱미터 넓이 과수원에서 외국인 일꾼 20여 명이 하던 일을 지금의 고령의 내국인 5명이 나눠 하고 있습니다.

손으로 하는 수정 작업은 엄두가 나지 않다보니, 상품성 있는 열매가 맺히길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

[안승구 / 경기 안성시]
"(수작업 대신) 기계를 이용해 수정을 시키게 돼 있습니다. 기계로 수정을 하다 보니까 착과 수가 너무 많아…."

항공편 중단과 인력송출 중단 결정으로 네팔,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등 고용허가제 적용 대상인 16개 나라 외국인 근로자의 입국이 사실상 끊긴 겁니다.

만성적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농가들이 코로나19로 인한 구인난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서채리입니다.
seochaeri@donga.com

영상취재: 홍승택
영상편집: 배시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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