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장소 2명 초과 모임 금지…독일 현지 분위기는?

  • 4년 전
공공장소 2명 초과 모임 금지…독일 현지 분위기는?


유럽 대륙 전역으로 번진 코로나19의 불길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이달 들어 감염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독일은 전 세계에서 확진자가 5번째로 많아졌습니다.

독일 현지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베를린에 7년째 거주하고 계신 여행작가, 박노영 씨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앵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자, 독일에서 동시에 2명 이상이 함께 있지 못하도록 하는 강력한 격리 지침이 나왔습니다. 이게 구체적으로 어떤 지침인가요? 사실상 외출하지 말라는 의미로도 들리는데요.

[박노영 / 여행작가]

네 독일 현지 시간으로 3월 23일 월요일 오후 6시 독일의 질병대책기관인 로버트-코흐-연구소 발표에 의하면 독일 전체 감염자 28,778명, 사망자 수 116명에 이릅니다. 메르켈 연방 수상이 지난 3월 18일 코로나 위기 사태에 대한 대국민 연설이 있었습니다. "2차 대전 이후 최대의 도전"이라고 현 상황의 심각성을 언급하면서 독일 시민의 단결을 강조했습니다.

그 담화 이후에 현지시간으로 3월 22일 일요일에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합의에 의한 코로나 대비 대국민행동규칙이 발표되었습니다. 내용을 보면 원칙적인 외출금지령은 아니고요. 정확하게는 접촉금지(Kontakverbot)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웃나라와 몇 개 주에서 실시하는 외출금지령에 따른 부작용들 예를 들면 가정폭력 이라던지 기타 사회적, 심리적 문제 등을 우려해서 내린 결정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내용입니다.

[앵커]

현재 메르켈 총리도 음성판정을 받았지만, 추가 검사 전까지 자가 격리에 돌입한 상태라고 하고요. 현지 분위기로 볼 때 그 심각성이 피부로 체감이 되시나요? 거리 분위기나 내부 언론 상황은 좀 어떻습니까?

[박노영 / 여행작가]

소위 코로나 파티라고 해서 클럽을 못가는 젊은이들이 모여서 사적인 파티를 벌이기도 했고, 프라이부르크에선 수십 명 혹은 백여 명 단위로 모여 그릴 파티를 하다 경찰의 제재를 받은 사례가 있었다고 하고요. 베를린 마우어 파크에서도 그릴파티를 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뮐러 시장이 이에 대한 자제를 요청하는 연설을 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달라진 점은 피부로 느낄 만큼입니다. 저는 베를린에 거주하고 있는데 베를린은 현재 감염자 수가 1,077명으로 천명을 넘었습니다. 지난주에 지하철 한량을 저 혼자 타고 온 적도 있습니다. 독일의 WELT지나 슈피겔 같은 독일의 대표적 언론에서는 한국정부의 코로나 대응에 대해서 독일보다 잘 대처하고 있다고 분석하는 기사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이미 대부분 지역에서는 슈퍼마켓, 약국, 주유소 등 필수 업종을 제외하고는 모두 폐쇄 조치가 내려진 것으로 아는데요. 생필품이나 마스크 포함한 방역, 의료용품을 구하는 데 어려움은 없나요?

[박노영 / 여행작가]

독일 정부는 비상 상황에 대비해 10일치의 식량을 준비하는 것을 권고했었는데 그 이후 조용하게 사재기 현상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손세정제와 휴지 등이 제일 먼저 동이 났고, 마스크는 원래도 잘 없었지만 더 희귀 물품이 되었습니다. 온라인 판매가격도 폭등했구요. 한국 유학생 커뮤니티에서도 인근 슈퍼에서 쌀을 구입하는 것도 힘들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앙겔라 메르켈이 담화문에서 독일은 식료품 공급에 대해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고 하기도 했고 오늘만 하더라도 제가 인근 슈퍼에 갔는데 모든 매대에 정상적으로 물품들이 채워져 있었습니다. 유럽사람들은 마스크는 아시안만 쓴다고 생각하고 마스크 착용 자체를 싫어하기도 하고 정부에서도 마스크 착용에 대해 효과 없다 의료진들만 필요하다 이렇게 보도를 합니다. 실제로 손 세정제와 마스크를 오프라인에서 구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우려로 사재기 외에 도난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3월 20일 하노버 의과대학에서 대량의 마스크와 소독제가 도난당했습니다. 40리터의 소독제와 150개의 고글, 600개의 보호마스크가 없어졌다고 합니다. 쾰른(Koln)에서 지난 3월 16일 오전 마스크가 보관되어있던 뮐하임(Mullheim)에서 마스크 5만 장이 도난됐다.

의료품 공급에 대한 조처가 진행 중이고 마스크, 방역복의 확보를 위해 21억 유로가 투입됐고 수출이 금지되었습니다. 이탈리아엔 마스크 40만 장 공급 예정이라고 합니다. 코로나로 인한 신종범죄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앵커]

상황이 좋지 않지만, 서로를 위로하는 캠페인이 있어서 힘이 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박노영 선생님이 관련 영상을 직접 찍어서 보내주셨는데요. 함께 보시죠. 박수 소리, 휘파람 소리가 들리는데 어떤 상황인가요?

[박노영 / 여행작가]

세계가 같은 주제로 신음하고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같이 위기를 극복하자는 연대의 목소리도 들려옵니다. 독일 인스타그램이나 각종 sns에서 많은 분들이 독일어로 '우리는 집에 머뭅니다'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요즘 발코니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연주를 하거나 하면서 이웃들이 함께 즐기고 마음을 여는 시간을 갖는다고 합니다.

독일을 비롯해서 다른 유럽나라에서 코로나 사태로 수고하는 의료진들과 수퍼마켓 근로자들, 청소인부들을 위해 저녁7~8시경에 박수를 치며 격려하는 이벤트가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휘파람을 불고 박수를 치며 연대의 느낌을 나눴는데 저도 창문을 열고 박수를 쳤고요. 가슴이 벅차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지난 일요일에 독일 여러 곳에서 베토벤 9번 교향곡을 연주하는 동영상이 유투브에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베를린이 테크노의 성지답게 저희 동네에서 어떤 분이 디제잉을 하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베를린 택시기사들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해 장봐서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한다는 기사도 보았습니다, 하게바흐(Hagebach) 라는 도시에서 시작한 무지개 그리기 캠페인에 관한 소식도 있는데요. 갑자기 유치원이나 학교를 갈 수 없고 하루종일 집에 있어야만 하는 어린 자녀들을 부모들이 이해시키기 쉽지 않은데 각각의 베란다에 개성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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