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풍향계] "위기 넘자" 이재용·정의선…"어쩌나" 장영신·정몽규

  • 4년 전
[CEO풍향계] "위기 넘자" 이재용·정의선…"어쩌나" 장영신·정몽규

[앵커]

전 세계가 코로나19 태풍에 휩싸였습니다.

우리 산업계도 예외는 아닌데요.

위기 극복 행보에 나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인수 항공사 때문에 깊은 고민에 빠진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 소식을 윤선희, 배삼진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코로나19가 우리 산업현장까지 파고들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확진자가 나온 경북 구미사업장을 직접 찾았습니다.

이 부회장은 마스크를 쓰고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점검한 뒤 직원들과 차담회를 가졌습니다.

회사가 직원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노력하겠다고 약속하고 함께 위기를 이겨내 마스크를 벗고 웃으며 만나자고도 했습니다.

이 부회장이 확진자가 나온 사업장을 직접 찾은 건,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 때문입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 반도체 공장 생산이 중단되는 것이 한국 경제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지적하기도 했는데요.

반도체 공장은 전 라인이 클린룸으로 바이러스 전파를 통제하기 때문에 가동 중단 위험은 거의 없다고는 하지만, 이 부회장은 혹시 모를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시나리오별 대응책도 꼼꼼히 세웠겠죠.

코로나19 사태는 이미 자동차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직접 임직원들과 협력사 챙기기에 나섰습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3일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코로나19 종합 상황실'을 설치하고 사업 위험 최소화를 위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위기 극복을 당부했습니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부품 조달 차질과 확진자 발생으로 공장이 전면 가동 중단되는 초유의 상황을 겪기도 했고, 국내외 수요 급감으로 지난 달 판매는 13% 감소했습니다.

국내 판매량은 7년 6개월 만에 가장 적었습니다.

정 수석부회장은 사업 차질은 불가피하지만, 다양한 비상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고 협력사 대표들에게는 공문을 보내 불가피한 생산 차질은 만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죠.

코로나19는 해외에서도 유럽과 중동, 미국 등으로 확산하고 있는데요.

정 부회장의 경영능력이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힌 가운데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이 이스타항공 인수 계획을 강행했습니다.

제주항공은 지난 2일 545억원에 이스타항공 인수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인수금액은 작년 12월 양해각서를 체결할 당시보다, 150억원 줄어들었습니다.

그동안 제주항공이 코로나19 사태에 계약을 두 차례 연기해 협상이 깨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는데, 결국 인수가를 깎는 선에서 합의를 본 건데요,

하지만,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에 최근 코로나19까지 항공업계 최대 위기 상황이어서, 우려의 목소리도 큽니다.

장 회장으로선 취약한 재무구조 상태에서 인수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올해 1분기 대규모 영업 손실이 불가피한 데다, 언제 끝날지 모를 위기 상황에서 재무압박을 견뎌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정부 도움에만 기대려는 생각이라면 버려야겠죠.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항공사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데 장 회장이 어떻게 대처할지 지켜보겠습니다.

작년 말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선언한 정몽규 HDC그룹 회장도 장고에 들어갔습니다.

코로나19 사태 때문입니다.

인수 결정을 내린 작년 말보다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 에어부산, 에어서울의 재무상황이 나빠졌고 코로나19 사태로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정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다음 달에 인수 작업을 끝내겠다는 입장입니다.

문제는 자금인데요.

인수자금은 현대산업개발이 2조원 정도를 마련해야 합니다.

현금 5,000억원을 빼고 나머지는 증자와 회사채 발행, 차입 등으로 마련할 계획인데, 상황이 계속 나빠지면 돈이 더 필요할 수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서 '모빌리티 그룹'으로 변신하겠다고 선언한 정 회장의 포부가 실현될 수 있을지 기로에 섰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산업계의 근심도 깊어졌습니다.

내수와 수출 모두 위축되면서 지난해보다 힘든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업들은 위기대응 체제 가동에 나섰는데, 한계가 있겠지만 피해를 최대한 줄이며 위기를 넘기를 기대합니다.

CEO풍향계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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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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