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로 받은 마오타이 4천 병, 화장실에 버렸지만 들통
  • 4년 전


중국을 대표하는 술이라 국주라고도 불리는 '마오타이'주,

무려 4천 병, 약 8억 원 어치를 갖고 있다 화장실에 쏟아버린 관료가 있다는데 어떤 사연인지

베이징 권오혁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중국 전통술 '마오타이'가 가득 쌓여 있습니다.

감찰 당국이 고위 관료의 뇌물 혐의를 조사한 뒤 압수한 겁니다.

[왕샤오광 / 전 구이저우성 부성장]
"술 일부는 (어떤 술인지 못 알아보게) 아예 술독에 들이부었어요. 저만 알아보면 됐으니까요."

마오타이 4천 병을 뇌물로 받은 이 관료는 감찰 당국의 부패 조사를 눈치챈 뒤 마오타이를 커다란 독에 쏟아부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감이 가시지 않자 아예 화장실에 버리는 치밀함을 보였지만 꼬리가 잡히고 말았습니다.

[샤샤오둥 /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주임]
"(관료 아내는) 버리고 버려도, 따르고 따라도, 마시고 마셔도 끝이 없다며 애당초 왜 받았느냐며 혀를 찼습니다."

1병이 최소 20만 원이 넘는 점을 감안하면 이 관료가 받은 마오타이 뇌물은 8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마오타이는 중국에서 품귀 현상이 보일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마오타이 구매자]
"요즘 베이징, 톈진에서는 1병당 2500위안(42만 원)으로도 못 구해요."

지난 1972년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 방문 등 역사적 순간마다 선보였습니다.

[권오혁 특파원]
"이처럼 마오타이가 중국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부패의 상징'이라는 오명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한 국유기업도 지난 4일 신년 보고회에서 마오타이 파티를 벌였다가 적발됐습니다.

[현장음]
"우리의 아름다운 미래를 위하여 모두 잔을 드세요!
하나, 둘, 셋, 건배!"

당시 임직원들은 2천7백만 원어치의 마오타이주 20병을 나눠마셨고, 결국 기업 회장은 해임됐습니다.

베이징에서 채널A 뉴스 권오혁입니다.
hyuk@donga.com

영상취재 : 위보여우(VJ)
영상편집 : 강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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