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빛으로 물든 호주 해변 ‘공포’…현장 방문한 총리에 분노

  • 4년 전


강한 돌풍이 산불 수 백개를 ‘부채질’하고 대피행렬이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지금 제 뒤로 보이는 화면 재난 영화가 아니라 호주 시드니의 ‘실제 상황’입니다.

대형 산불이 석 달 넘게 잡히지 않아 지옥같은 날의 연속입니다.

이 와중에 한가하게 하와이 휴가를 갔던 총리는 봉변을 당했습니다.

정하니 기잡니다.

[리포트]
산불이 맹렬한 기세로 잿빛 연기를 내뿜습니다.

이글거리는 불길에 둘러싸인 상황에서도, 화마와 싸우기 위해 소방관들은, 현장에 접근합니다.

해안가 마을은 붉은 핏빛으로 변했고, 주민들은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현장음]
"맙소사. 맙소사."

산불이 다섯달째 계속 타면서, 우주에서도 보일 만큼 피해 지역이 넓어졌습니다. 녹음은 사라지고 자욱한 연기가 뒤덮었습니다.

[제시 / 지역 주민]
"마치 공포영화에 나오는 것 같아요. 엄마나 아빠는 물론 저도 이런 걸 본 적 없어요. 정말 너무 무섭네요. 공포스러워요."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시드니와 멜버른까지 연기가 전파됐습니다. 

[권순걸 / 호주 멜버른 거주 한인]
"동쪽으로 멜버른에서 3시간 떨어진 곳이 심각하거든요. 거기서 나오는 연기 때문에 도시 전역이 뿌예요. 앞이 잘 안 보이는 상황이에요."

지금까지 최소 24명이 사망한 가운데, 피해 지역 주민들은 터전을 버리고 대피에 나섰습니다.

해군은 섬에 고립됐던 주민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함정을 급파했습니다.

[PIP 뉴사우스웨일스 주 지역 경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현재 여러분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나라에 산불이 났는데도 하와이 휴가를 다녀와 원성을 샀던 스콧 모리슨 총리는, 처음으로 현장 점검을 나섰습니다.

그러나, 반응은 민망할 정도로 싸늘했습니다.

[현장음]
"당신은 바보야. 정말로."
"누가 당신을 환영한다고"
"꺼져라"

산불과 함께, 일부 지역은 세계 최고인 48.9도로 폭염까지 덮치면서, 호주의 민심은 날로 악화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정하니입니다.

honeyjung@donga.com
영상편집 :이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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