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연결] '불계승' 이세돌 "조금 허무해…한돌, 준비 더 해야"

  • 4년 전
[현장연결] '불계승' 이세돌 "조금 허무해…한돌, 준비 더 해야"

[진행자]

사실 이런 대국을 한다는 게 마음먹기가 어려웠을 것 같아요. 어떻게 이런 치수고치기 경기를 하겠다는 마음을 먹었을까요?

[이세돌 9단 / 바둑기사]

처음부터 호선을 두기에는 아무래도 차이가 벌어졌기 때문에 핸디캡 매치라는 건 맞는데 그렇다고 아무런 의미 없이 한다면 사실 재미가 없잖아요. 이걸 통해서 인간과 인공지능의 차이를 확실히 알고 싶어서, 제가 또 궁금하기도하고 아마추어분들이 알고 싶어하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치수고치기를 선택했습니다.

[진행자]

사실 최고의 프로기사가 2점을 깔고 하는 건 저희는 상상도 못했잖아요. 기분이 어떠셨어요?

[이세돌 9단 / 바둑기사]

제가 대국 경기에서 2점을 깔고 둔다는 건 사실 처음 둬봤고요. 그것도 은퇴 경기인데 좀 당황스럽기는 했습니다. 사실 한 10일 정도 두 점으로 연습을 했는데요. 연습을 하면서도 내가 2점 바둑을 연습할 줄은, 그런 날이 오는구나, 어떻게 보면 개인적으로는 좀 신기했다.

[진행자]

한돌과의 경기가 결정이 되고 어떻게 준비 하셨어요? 그동안 약간 바둑을 조금 멀리했다는 이야기도 있었거든요.

[이세돌 9단 / 바둑기사]

제가 한 7월달이었나요? 7월달부터 사실은 공식 대국이 없었고 한 5개월 정도 바둑 시합이 없었고 공부도 그렇게, 연습도 그렇게 하지 않았는데요. 근래 한 10일 정도는 정말 바둑만 생각하고, 정말 잠자고 먹는 시간 외에는 연습을 했습니다. 그런데 또 얘기를 하시겠지만 미리 말씀드리자면 사실 이번 2점이 좀 쉽지는 않을 거라고 예상을 했어요.

7집 반 덤이 있기 때문에 제가 이기고 기분이 좋아야 되는 건지, 제가 참 준비를 많이 했는데 사실 개인적으로 조금은 허무하죠. 여기 계신 분들도 그렇게 느끼실 것 같은데 내일이나 21일날 벌어지는 2, 3국에 한돌이 조금 시간은 없겠지만 준비를 해야 되지 않을까…

[진행자]

사실 오늘 승리한 이세돌 9단이 당황스러울 수 있었어요. 오늘 대국이 어렵겠다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오늘 좀 이르게 승리를 거뒀습니다. 오늘 또 이세돌 9단도 이세돌 9단이지만 저희 개발자분 얘기를 안 들어볼 수 없습니다. 저희 팀장님 마이크 좀 받아주시고요. 지금 모두가 기쁘면서도 놀라우면서도 당황스럽고 그런 상황이에요. 그런데 가장 그 충격이 크실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지금?

[한돌 측]

솔직히 전혀 예상을 못한 상황이고 사실 저희가 2점을 깔고 학습을 시키면서 프로기사 여러 분들한테 테스트를 했었거든요. 그런데 결과가 좀 많이 달라서 약간 당혹스럽습니다.

[진행자]

저희가 사실 계속해서 한돌에게 물어봤죠. 테스트 결과가 어떻냐 했더니 정말 유명 차기 멤버들이 테스트를 다 마쳤습니다. 그래서 2점은 됐습니다라는 얘기까지 저도 들었었는데 오늘은 정말 역시 이세돌이다라는 말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번이 잠깐 분석을 해 봤는데 좀 특이점이 있었다면서요?

[한돌 측]

저희가 중간에 78수 기억하실는지 모르겠는데 이세돌 9단께서 두신 78수, 한돌은 그쪽 수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저희가 거짓말로 하는 게 아니라 나중에 수치도 공개해 드릴 수 있는데요. 이세돌 78수. 78수로 화제가 됐었는데 오늘 이세돌 9단이 둔 78수로 인해서 한돌이 무너졌습니다. 이거 어떻게 저희가 설명할 수 있을까요?

[한돌 측]

사실 그 수를 확인하고, 제가 4국 때 78수로 이기신 걸 기억하고 있거든요. 소름이 돋아가지고 솔직히 너무 대단하신 것 같고, 그전까지 한돌이 실제 소장하고 있었던 승률은 계속 오르는 상태였거든요. 그러다가 79수부터 승률이 확 떨어져서…

[진행자]

이세돌 9단의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이세돌 9단 / 바둑기사]

물론 조금씩 승률은 낮아질 수가 있는데요. 알파고 때랑 다른게 알파고 때는 조금 정상적으로 받으면 안 되는 수였다면 이번에는 사실 너무 당연한 수였거든요. 한돌이 좀 상당히 의외고요. 프로라면 누구나 당연한 한수였거든요. 그건 좀 의외.

[진행자]

어찌됐든 수치로 얘기하는 거니까 그 수치로 인해서 승률이 확 떨어지면서 바둑이 단면국이 됐습니다. 이제 승부는 예전으로 돌아왔어요. 이세돌 9단 마이크 좀 받아주시고요. 이제 호선이에요. 저희가 2016년이었나요. 알파고와 대결했을 때 호선으로 다시 돌아가는 겁니다. 오늘 이기기는 했지만 어떠세요, 내일 승부.

[이세돌 9단 / 바둑기사]

솔직히 말하면 조금 힘들 것 같아요, 확률은. 그렇지만 생각보다 어쨌든 승패를 떠나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인간으로서 그것 자체로도 충분히 본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또 최선을 다한다면 종종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습니까? 은퇴 대국인 만큼 마지막 승부수라고 한다면 최선을 다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진행자]

한돌의 소감도 들어보겠습니다. 이세돌 9단은 오늘 이겼어요. 이제 내일 다시 승부를 하게 될 텐데 내일 승부는 어떻게 임하겠습니까?

[한돌 측]

이미 한돌은 학습은 끝났고 시스템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지 그런 가능성도 확인을 해서 아무런 문제없이 잘 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내일은 조금 더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진행자]

감사합니다. 끝으로 저희 질문을 여기까지 하고요. 이제 기자분들 질문을 받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좀 서서 크게 말씀 부탁드릴게요.

[기자]

알파고와의 대결 이후에 AI에 대해 굉장히 연구를 많이 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런 연구한 결과들이 이번 대국에 많은 도움이 됐는지 궁금하고요. 추가로 오늘 좀 수비적으로 경기에 임하셨는데 그런 부분이 AI를 연구한 결과로 그렇게 수비 전략으로 나온 것인지.

[이세돌 9단 / 바둑기사]

인공지능을 연구하면서 사실 좀 그런 부분에서는 약간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고요. 근래에 보면 10일 동안 2 점으로 연습을 했거든요. 그것이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도 있고요. 그렇지만 공개적으로 얘기하자면 사실 집에서 2 점으로 두고, 사실 우려보다 안 됐거든요. 그래서 오늘 대국은 안 될 확률이 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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