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cutView] '미녀 외인부대' 크리켓 女 대표팀의 설레는 도전

  • 5년 전
2014 인천아시안경기대회 개막을 불과 6개월 앞둔 지난 3월, 대한민국 최초로 여자 크리켓 국가대표팀이 창단했다. 2012년 야구선수 출신 등으로 꾸려져 기본기를 다져온 크리켓 남자대표팀과 달리 여자대표팀은 그야말로 발등에 불 떨어진 격으로 시작된 셈이다.

여자대표팀의 면면을 살펴보면 배드민턴 생활체육 강사 출신의 46세 주부부터 전직 운동선수 출신, 체대생까지 이력도 다양했다. 크리켓의 ‘크’자도 모르던 선수가 대부분이지만 그들이 모인 이유는 단 하나,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2014 인천아시안경기대회 출전을 위해서다.


▲ 호기심에 시작한 ‘크리켓’.. 매력에 ‘풍덩’

공식 훈련을 시작한지 5개월 남짓, 첫 국제경기 출전을 앞둔 대표팀으로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 대표팀 선발 후 크리켓을 처음 접한 선수들에게 빨래 방망이 같은 배트를 휘두르고 맨손으로 공을 잡는 건 쉽지 않은 일.

전직 골프선수 출신의 오인영(No.7/여자대표팀 주장)은 “크리켓은 많이 뛰는 운동이다 보니 훈련 중 숨차고 힘이 들 때는 다시 골프선수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하소연을 하다가도 “하지만 개인운동인 골프와 달리 크리켓은 팀플레이 스포츠라 팀원들이 서로 협력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또 크리켓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크리켓만의 매력을 털어놓는다.

대표팀 일원 중 그나마 ‘크리켓’ 종목에 익숙한 안나(No.25/전직 소프트볼 국가대표)는 운동 시작전부터 가족들과 갈등을 겪었다.

“소프트볼 운동을 그만두고 일을 하다가 다시 ‘크리켓’ 운동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가족들의 반대가 심했다”며 “굳이 왜 운동을 그것도 생소한 종목의 도전에 걱정이 컸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가족들이 크리켓 자료도 먼저 찾아봐주고 장비도 사주면서 응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 꿈을 위해 도전

인천아시아경기에 출전하는 최고령 여자 국가대표이자 두 아들을 둔 전순명(No.23/전직 배드민턴 강사)은 학창시절 못 이룬 국가대표의 꿈을 이루기 위해 크리켓을 시작했다.

전순명은 “(46세)늦은 나이의 도전이라 남편과 아이들이 배려해주고 이해해줘서 시작할 수 있었다”며 “대회를 앞둔 지금 너무 설레고 개인적으로 젊은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영광이다”고 대표팀 합류 소감을 밝혔다.

주부, 전직 배드민턴강사 출신, 최고령 여자 국가대표에 쏟아지는 시선을 두고 그녀는 “크리켓이라는 종목이 알면 알수록 힘들지만 또 매력적인 스포츠다. 이 매력을 국민여러분도 알아봐 주셨으면 좋겠고, 현재는 주부도, 배드민턴 강사도 아닌 크리켓 대표팀 일원으로 훈련 중이니 나를 그냥 크리켓 여자국가대표팀 선수로 바라봐주셨으며 한다”고 당부의 말을 덧붙였다.

▲ ‘국가대표’로 아시안게임 첫 출전.. 좋은 성적 기대

체대 입시 실패 후 방황 끝에 크리켓을 접한 팀 막내 송승민(No.1)은 앳된 얼굴로 크리켓 해보니깐 어떠냐는 질문에 “할수록 재밌고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는 말이 먼저 나온다. 본인도 대표팀이 돼서 처음 접한 크리켓에 이렇게 빠질 줄 몰랐다는 눈치다.

맨손으로 공을 받고 볼을 던지고, 배트를 치는 경기에 부상도 잦을 터. 그런데도 송승민은 “처음엔 부상이 엄청 잦았다. 그런데 운동선수니 어쩔 수 없다”며 해맑은 웃음과 함께 의젓한 답을 내놓는다.

“국가대표가 돼서 너무 자랑스럽고,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 거둬서 꼭 국민들게 자랑스러운 선수가 되고 싶다. 화이팅”

인천아시안경기 개막 이튿날인 오는 20일, 중국과 첫 예선전을 앞두고 있는 여자 크리켓 대표팀에게는 첫 국제경기 출전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설렘과 기분 좋은 떨림이 가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