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으로도 때리지 말아 주세요”
  • 6년 전
인천 모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7일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어린이집 원생들에게 주먹질과 발길질 등 수차례 학대를 했기 때문인데요.

보육교사 폭행 문제는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닙니다. 3년 전에도 똑같은 일이 발생해 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죠. 보육교사 폭행문제, 왜 끊이지 않는 걸까요?

우선 보육교사는 비교적 자격 취득이 쉽습니다. 3년 이상의 대학 교육을 거쳐야만 하는 유치원 교사와 달리, 보육교사는 사이버 교육과 약간의 실습만으로도 자격증을 가질 수 있었는데요.

때문에 허술한 자격 체계가 사명감이 떨어지거나 자격 미달인 교사들을 양성한다는 비판이 따랐습니다. 현재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자격 기준을 높인 상태죠.
(자료/보건복지부)

더 심각한 문제는 보육교사들의 높은 직무 스트레스입니다. 보육교사는 영유아를 관리하며 실제로 느낀 감정과 다르게 말하거나, 과장된 표현을 반복하는 노동을 하는데요.
(자료/ 정명선 「보육교사의 감정노동이 직무스트레스에 미치는 영향: 자율성의 완충효과」(2014))

교사 대비 관리 아동 수도 많아 스트레스 지수를 높입니다. 한 연구 조사에 따르면 관련 전문가나 아동복지학 전공자의 82%가 ‘관리 아동 수의 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는데요.
(자료/육아정책연구소 연구보고서『영유아 교육·보육 효과성 제고를 위한 환경 조성 방안-「교사 대 영유아 비율」의 적정 기준 마련 연구-』)

특히 3세 이후 교사 대 유아 수의 비율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교사 1인당 관리 아동 수가 15명이 넘다보니 보육의 질은 자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죠.
(자료/육아정책연구소 연구보고서『영유아 교육·보육 효과성 제고를 위한 환경 조성 방안-「교사 대 영유아 비율」의 적정 기준 마련 연구-』)(표 있음)

보육 외 업무량도 많습니다. 성장기 영유아들의 생활을 알리는 보육 일지를 포함해 다양한 관찰지 작성이 많은 데다, 직접 교구를 만드는 등 잔업이 많다 보니 야근과 주말 출근이 잦습니다.

최근 합헌 결정이 난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 설치 의무화도 그 효과가 미심쩍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사각지대에서 학대가 가능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카메라를 인식하지 않고 행동하게 되기 때문인데요.

CCTV 설치에 그치지 않고 관리·감독에 대한 강제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물론 아동학대 자체에 대한 처벌도 강화해야 하고요.

아이들을 사랑으로 돌보는 동료 보육교사들은 잇따른 폭행 사건에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합니다.

“선생님들의 근무 환경 개선이 필요한 것 같아요. 아동폭행 사건을 볼 때마다 ‘못 됐다’고 생각하지만, ‘오죽했으면’하는 마음도 들어요” - 어린이집 교사 6년차 박 모(27) 씨

어떤 경우에도 폭력은 용납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무작정 비난에 앞서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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