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에 띄우는 편지] 뉴질랜드 동포 변경숙 / YTN (Yes! Top News)

  • 7년 전
아버지, 저에요. 저, 경숙이요.

뉴질랜드에 사는 경숙이라고요.

누군지 아시겠어요?

엊그제 아버지가 또 집을 나가셨다고 난리가 났네요.

아버지는 훌훌 서울 시내 종로에 나가시는 걸 참 좋아하시죠?

근데 지금은 바짝 여위시고 90세 치매 노인이 되어 집만 나가시면 못 찾아오시잖아요.

행여 교통사고라도 날까, 엄마 잠든 사이에 아버지 여름 바지만 입고 또 나가셨으니 얼마나 추울까.

금방 또 바지에 실수하실 텐데…

이 멀고 먼 뉴질랜드에 시집와서 산 세월이 이제 거의 40여 년이 되네요.

집 나가신 아버지 찾는다고 제가 금방 뉴질랜드에서 비행기 타고 서울에 갈 수도 없고 마음만 동동거리고 있어요.

우리 식구들이 고향 금산에서 살 때 아버지가 인삼 경작을 참 많이 하셨잖아요.

저는 그때 우리 아버지가 얼마나 자랑스러웠던지요.

아버지는 단 음식을 제일 좋아하시잖아요.

세계에서 제일 알아주는 뉴질랜드 꿀, 곧 보내드릴게요.

아버지 이 꿀 도착하실 때까지 집에서 나가지 마세요.

보고 싶은 우리 아버지.

행복했던 기억 잃지 마시고 이번 추석 때 제가 건강한 모습, 아버지 뵈러 한국에 갈게요.

뉴질랜드에 사는 큰딸 경숙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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