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카메라]“한국인은 나가세요”…대마도에 퍼지는 ‘혐한’

  • 8년 전
해외 여행을 하면서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식당이나 상점에서 쫓겨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실제 이런 일이 발생했습니다. 바로 이웃나라 일본 대마도에서입니다. 반한 감정을 넘어 혐한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백승우 기자가 카메라를 들고 대마도에 가봤습니다.

[리포트]
이른 시각에도 많은 사람들이 대마도로 가는 쾌속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대한해협을 따라 2시간 남짓. 대마도 이즈하라항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항구에 내려 상점 한 곳에 들렀습니다.

그런데 가게 주인이 대뜸 한국인인지 묻습니다.

[대마도 상점 주인]
"실례지만 한국 분인가요? (네) 한국인이라고요? 일본말 스피킹? (아니오)"

주인은 곧바로 손을 내저으며 가게 문을 열고 나가라고 합니다.

[대마도 상점 주인]
"설명이 안 되니까 안 되고 우리 가게는 비싸니까 서울이나 부산에서 사세요."

인근 선술집도 마찬가지. 한국인이냐고 묻더니 곧바로 나가달라고 요구합니다.

[대마도 선술집 주인]
"가게 공간이 매우 좁아요. 그래서 한국인 오지 말라고 하는 거예요."

하지만 선술집에는 손님이 한 명도 없습니다.

[백승우 기자]
"대마도에서 한국 사람들이 많이 찾는 선술집 거리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혐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노 코리아'라는 문구가 가게 앞에 붙어 있습니다."

항구 근처 식당과 상점 30곳을 둘러봤는데 7곳에서 한국 관광객을 거부했습니다

[대마도 관광 안내소 여직원]
"하나는 여기고요. 여기에 라면집 있고요. 그리고 이 근처에 또 하나 있어요.(한국인 출입금지) 이유는 모르겠어요."

한국인 관광객들로선 불쾌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현오 / 대마도 관광객]
“저희 보고 나가라고 하셔서 바로 나왔는데…기분 안 좋고 꼭 그렇게까지 해야하나 싶기도 하고.”

인구 3만 명의 대마도 주민들에게 해마다 20만 명이 넘는 한국인 관광객은 무시할 수 없는 큰 고객입니다.

이처럼 한국인을 문전박대하는 건 왜 일까. 지난 2012년 한국인이 대마도의 사찰에서 불상을 훔친 사건이 알려지면서 반한 감정이 거세졌습니다.

[대마도 부산사무소 직원]
“솔직히 말씀드리면 불상 도난 되기 전까지는 반한 감정이 그렇게까지 있지는 않았거든요.”

한국 관광객의 매너 부족을 꼬집는 지적도 있습니다.

[대마도 선술집 주인]
"이전에 한국인 손님을 받았었는데 문제가 있었어요. (팔지 않는) 술을 가져와 마시고 다른 손님 음식을 쳐다보고…"

하지만 일부 관광객의 행태를 한국인 전체로 일반화하는 것은 문제입니다.

이 때문에 대마도 측도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대마도 부산사무소 직원]
"일본 상인을 모아서 한국 문화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강좌를 열고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반한 감정이 자칫 외교문제로 비화하지 않도록 우리 정부에서도 정확한 실태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대마도에서 셀프카메라 백승우입니다.

백승우 기자 strip@donga.com

영상취재 : 이기상
영상편집 : 강민 이재근
그래픽 : 박진수 오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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